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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소송, 처음부터 불공정한 게임"
[ 2009년 09월 18일 22시 03분 ]
의료사고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의 절규가 국회에 울려 퍼졌다.
18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의료사고 피해자 증언대회’에서는 피해가족 9명이 나서 직접 겪은 의료사고 실태를 증언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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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분만 과정에서 갓 태어난 아들을 잃은 아버지 호모씨는 “초산인 아내의 분만대기 중 태동기에서 반복해서 경고음이 울렸으나 의료진은 기기 오작동만을 의심하다 상태가 악화됐다”며 “처음엔 아기가 죽었다고 하더니 뇌사상태라고 뒤늦게 알리는 등 말을 계속 번복했다”고 말했다.
호씨는 “아기 죽음 원인을 밝히는 진료기록은 당시 상황과 전혀 일치 않았으며, 시간축소 및 조작, 기재 미비 등 엉터리로 작성돼 있었다”며 조목조목 근거를 들었다.
다음으로 국내 최고로 일컬어지는 모 대형병원 정형외과 교수에게서 휜다리 교정수술을 받고 사망한 자녀의 사연을 전한 아버지 이모씨는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는 “수술 후 입원한 딸아이가 몇 시간이 지나서 갑작스레 호흡이 곤란해지는 등 고통을 호소했으나 의료진이 제때 조치를 취하지 않아 ‘119를 불러 달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면서 “종합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119를 불러서 갈 곳이 어디냐. 도대체 대학병원에는 의사가 없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다음날 진료기록부를 열람한 결과 한 번도 보지 못한 간호사는 수차례 온 것으로 기록돼 있고, 수술 동의서를 받을 때에도 마치 의사가 충분히 설명해준 것처럼 기록부가 변작돼 있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진료기록을 변작해놓고 피해자보고 입증하라고 하는 것은 입증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피해자가 직접 확인한 것도 이렇게 사실과 다른데 보호자도 없는 수술실 안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사실 그대로 기재한다고 믿을 수가 있겠느냐. 의료소송은 처음부터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부인과 의사의 권유로 3일간 7회 배란주사를 맞은 후 의식을 잃고 사망한 딸의 어머니 노모씨는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내고야 말겠다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며 오열했다.
해당 병원은 부작용을 자세히 설명하지도 않고 바로 불임시술을 권유, 불임시술의 마지막 단계인 주사와 약을 처방했으며 의사가 처방한 약물은 권장량의 2배 이상을 투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증언에 나선 의료사고 피해가족들은 의료사고피해구제책의 조속한 법제화를 촉구하며 이에 대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채택된 요구사항은 ▲진료기록에 대한 접근성 확실 보장 ▲진료기록의 위변조(기록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기재하는 것, 임의로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것, 허위 기재하는 것 등)에 대한 강력한 처벌규정 마련 ▲의료사고 실태조사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병원내 수술실, 중환자실, 신생아실, 응급실 등에 CCTV 설치 ▲피해구제법 제정 등 5가지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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