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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직함 안주면 우수한 의사가 안온다"
[ 2009년 09월 20일 21시 57분 ]
“협력병원 교수의 겸직 인정이 필요하다는 의료 현장의 실질적인 목소리를 고려해 달라.”

을지의대는 지난 18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부 감사결과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변론에서 이 같은 의견을 강력히 전달했다.

이번 소송은 교과부가 을지의대 협력병원인 을지병원에서 근무하는 임상교수의 전임교원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이는 을지의대 뿐만 아니라 성균관의대, 울산의대, 차의대, 관동의대, 가천의대, 한림의대 등 부속병원(학교법인)이 아닌 협력병원(의료법인)을 학생 교육실습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 대학들에 공통 적용, 의료계 관심을 끌고 있다.

만약 을지병원 교원 지위가 흔들리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다른 협력병원 교수들의 신분도 함께 불확실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을지의대는 이들 대학 교수직에 대한 총대를 멘 심정으로 소송에 임하고 을지의대 백태경 학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의료계의 생생한 목소리를 재판부에 전했다.

백태경 학장은 이날 “의대 교육은 인문학과 사회학 등 다른 학과 교육과 달리, 현장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임상교육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교실수업으로만 진행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속병원 교수와 협력병원 교수의 교육에는 차이가 없다는 점도 강조됐다.

백 학장은 “을지대병원(부속병원)의 교수 101명은 주당 평균 15.36시간을, 을지병원(협력병원)의 교수 122명은 16.28시간을 교육활동에 쓰고 있다”며 “단지 이들이 소속된 기관의 법인 형태에 차이가 있을 뿐 교육과 인사기준, 급여 등에서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행정법원 제8행정부(재판장 심상철)는 “그렇게 기능이 같다면, 의사들은 지역과 급여 등이 같은 조건일 때 협력병원과 부속병원 중 어느 곳을 더 선호하냐”고 물었고, 백 학장은 “교원 자격에 차이가 없다면 선호에도 차이가 없겠지만, 만약 협력병원 교원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부속병원을 선호할 것”이라고 답했다.

을지의대측은 의학교육의 다양성과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협력병원의 교원 지위 인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백태경 학장은 “학생들은 2차병원과 3차병원을 고르게 경험할 필요성이 있으며, 협력병원 의사들이 있기 때문에 을지의대는 학생과 교수의 1대1 수업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처럼 대학측이 의학교육의 질적인 측면을 강조하자, 재판부는 “교수 채용시 우수 의사를 확보하려고 교원 지위를 활용하는 등 다른 목적은 없는지”를 물었다.

백 학장은 “물론 대학 교원이 아니라면 우수한 의사의 확보가 어렵다”면서 “교수들은 박봉을 각오하면서까지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하려고 있는 분들인데, 만약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사회적으로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 재판이 의료계에 미칠 영향력을 강조했다.

이날 대학측은 재판부에 “그동안 교과부로부터 의학교육을 부속병원에서만 받아야 한다는 지침을 받은 적이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교과부측은 “대학설립규정에 따르면 부속병원에서 교육을 하라고 했지, 협력병원에서 교육하라고 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고려, 10월30일 판결선고를 내리기로 했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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