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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희생 강요당하는 위기의 '응급실'
[ 2009년 09월 21일 03시 20분 ]
최근 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응급의료의 중요성을 인지한 정부가 이들 병원에 상질의 서비스 제공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보상책 마련에는 미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
병원들은 “응급실 운영의 적자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응급실 문을 닫는 병원이 속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병원들의 이러한 죽는소리가 결코 엄살이 아님을 확인시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은 최근 ‘병원 응급의료 수가 체계의 개선 연구’에서 응급실 적자로 신음하는 병원들의 실상을 알렸다.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대부분 병원의 응급실 적자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경우 의료기관 전체의 운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이 지적한 응급실의 가장 큰 만성적자 원인은 바로 ‘비현실적 수가’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0년 3만원으로 책정된 응급의료관리료는 9년 동안 12.1%가 인상돼 현재 3만3630원이 지급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소비자 물가지수가 2000년 기준 23.5% 증가한 것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응급의료관리료의 재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연구원은 진단했다.
연구원은 특히 응급의료에 대한 관할 범위, 지정기준 등을 제시하고 있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행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는 인력, 시설 등 일정기준을 충족해야 권역별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등으로 분류, 지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응급의료기관들은 법률로 정하고 있는 인력 및 시설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고, 이는 곧 만성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
연구원은 “일부 병원의 경우 응급의료 수익의 80% 이상을 의료장비 유지비로 지출하고 있다”며 “이는 응급실 운영의 적자현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료진 확보 문제도 우리나라 응급실이 처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연구원은 “일은 고되고 환자들의 폭언과 폭행까지 감수해야 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보상이 미약해 전공의들이 지원을 회피, 응급실 인력의 절대 부족 현상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연구원이 분석한 전국 응급실 의료진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인구 십만명 당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는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연구원은 “응급의료는 생명을 살리는 것과 직결돼 있은 부분으로, 공공의 개념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인력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선 병원들의 응급실 운영 회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응급의료 수가체계 를 통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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