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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만 봐서는 생존이 힘든 대형병원들
[ 2009년 09월 23일 03시 21분 ]
지난 7월 1일부터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가 환자 숙박시설, 서점 등으로 확대됐다. 식당, 장례식장, 주차장, 이미용실 등 기존의 13개 업종에서 환자 보호자 숙박시설, 서점 및 시도지사가 승인한 사업까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사실 그동안 의료계는 현행 의료수가 체계에서 진료 수입만으로 경영적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로인해 병원들은 진료수입 외 부대사업 수입 창출에 열을 올렸고, 제도적 뒷받침으로 이제 그 범위가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병원들의 부대사업 수입은 얼마나 될까. 국세청이 올해 처음 도입한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열람 시스템에서 발표된 자료를 토대로 총 수입이 높은 병원 순으로 데일리메디가 이를 짚어봤다.[편집자주]

현 의료보험수가 시스템에서 병원들은 시름시름 앓고 있다. 실제로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의료수익률이 전체수입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해도 있었다. 병원 고유의 진료 활동만으로는 만족할 수준의 수입을 낼 수 없다는 고민이 확인된 결과다.

병원 경영적 측면에서 최대 효자 부분은 부대사업이다. 장례식장, 주차장, 편의점, 커피숍, 의료보조기 매장 운영 외에 또는 임대수입을 통해 병원들이 수입을 보전해 온 것이 사실이다.

진료만으로 생존 힘든 대형병원들

국세청은 올해 처음 공익법인결산서류 공시열람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곳에 발표된 자료를 통해 국내 병원 총수입금액을 살펴본 결과, 서울아산병원이 소속된 아산사회복지재단이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가톨릭대학교의료원, 연세대학교의료원, 서울대병원, 삼성생명공익재단 순으로 총 수입이 높았다. 의료외 수입 중 부대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이와 비슷했다.

지난해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총 수입금은 1조2026억1286만5000원이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강점이 총 수입금을 가장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 중 의료수입은 1조775억5417만4847원이고, 의료외 수입은 1250억4928만6316원으로 집계됐다.

의료외 수입에는 의료부대 수입을 포함, 배당금수입, 외환차익, 이자수입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중 부대수입은 680억1122만6403원으로 의료외 수입 대비 54.4%를 차지했다.

국내 두 번째 수입을 낸 병원은 가톨릭대학교의료원이다. 가장 많은 부속병원이 있는 가톨릭대학교의료원은 지난 한 해 1조1727억1872만5225원의 수입을 올렸다.

이 중 환자 의료 수입은 1조1451억9440만6235원이며, 의료외 수입은 275억2431만8990원이다. 부대수입은 의료외 수입의 34.2% 규모로 94억310만5449원 으로 나타났다.

3위를 차지한 병원은 연세대학교의료원이다. 지난해 총 수입금액이 1조1220억6161만3000원으로 진료를 통해 1조600억5042만3535원을 벌여들였고 의료외 수입이 460억3645만8112원으로 집계됐다. 부대수입은 의료외 수입 중 24.6%를 차지, 113억4691만672원을 기록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이 그 다음 순위로 기록됐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지난해 8757억3217만원 수입이 들어왔다. 의료수입은 8565억8777만9489원이며, 의료외 수입은 641억8759억7159원이다. 의료외 수입 중 부대수입은 128억3735만300원으로 20%를 차지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5위다. 총 수입은 8282억6267만8000원이며, 의료수입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림대·인제대·고대 약진

한림대학교의료원, 인제대학교의료원, 고려대학교의료원도 약진을 보이고 있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지난해 4253억1077만5523원 의료수입을 냈고 이중 145억9130만769원 의료외 수입을 올렸다. 이 중 부대수입은 69억7806만6014원으로 의료외 수입 대비 36.7%를 차지했다.

그 뒤를 바짝 따른 인제대학교의료원은 의료수입과 의료외 수입의 합이 5421억1627만4605원을 기록했다. 의료외 수입 중 부대수입은 40억4122억8473원으로 34.5%를 나타냈다.

고려대학교의료원은 의료수입과 의료외 수입 합이 5151억6170만3335원이며, 이 중 의료수입이 5051억3656만475원이다. 부대수입은 22억8693만7303원으로 의료외 수입의 22.8%를 차지했다.

순천향대학교의료원과 아주대학교병원이 그 뒤를 따랐다.

병원에서 부대사업 등을 통한 의료외 수입이 매우 중요한 상황에서 정부가 환자방, 서점, PC방까지 전격 허용, 영업이익 개선에 큰 기대가 되고 있다. 일반건축물의 리모델링 가능연한이 5년 단축되고, 증축범위도 현행 20%까지 확대돼 확장을 계획 중인 의료기관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방환자가 많은 대형병원 및 의원은 환자 숙박 시설이 가능한 일명 ‘레지던스’ 건축에 관심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실제 매출까지 연결될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벌써부터 병·의원을 중심으로 부대사업 확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병원을 옮긴 뒤 바로 옆에 직원용 기숙사를 비롯해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머물 수 있도록 건물을 세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건물을 환자방으로 운영할 것인지 아니면 서비스 차원에서 무상으로 운영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이제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만큼 시간을 두고 방향을 잡을 계획이다.

하지만 병의원들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위험 부담을 안고 섣불리 사업을 시작할 수 없어 현재까지는 관망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대사업 허용 확대

서울 소재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아산이나 삼성처럼 재벌이 뒤에 버티고 있는 곳에서도 환자방이라든지 이런 부대사업을 진행하지 않는데 대학에서 하기는 좀 어렵지 않겠냐. 다들 물어보면 일단 어디든지 한 군데서 하면 주변 상황 좀 지켜보고 하자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중소병원 한 관계자는 “병원 부대사업이란 게 중소병원으로서 관심이 많이 가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뛰어들 수 도 없는 상황”이라며 “환자방이나 PC방 같은 사업을 했을 때 어느정도 수익이 있을지 가늠이 어렵고, 아무래도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HMR 경영지원컨설팅 관계자는 “여러 부대사업을 병원이 할 수 있게끔 법이 개정됐고, 또 병원경영지원회사(MSO)도 세울 수 있게 됐으니 여러 수익 모델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곧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관망세를 보이는 병원들이 많아서 누가 먼저 나서서 치고나가지 않는 이상 쉽사리 병원들이 움직일 것 같지는 않다”며 “대학병원보다는 앞으로 중소병원에서 이런 사업들을 더 활발히 벌일 것 같은데, 그러자면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병원에서는 의료채권 발행 같은 투자를 필요로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11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노은지 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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