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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체검사를 상품판매로 인식" 부작용 속출
[ 2009년 09월 27일 01시 55분 ]
[기획 하]
검사를 의뢰하는 의사의 처방이나 검사설명에 관한 업무는 기본진료료에 포함되는 의사업무량이다. 따라서 별도 산정할 수가 없고, 검사료에 구성돼 있는 의사업무량은 순수 검사 수행을 위해 필요한 진단검사의학과 의사의 고유 업무로 인정된 것이다.
검사료 일부를 위탁기관에 지급하는 경우 상대가치개발 연구에서 합의된 원칙과 위배된다며 강력한 이의를 제기해 왔다.
여기에 검사료 할인이 국민의 부담은 그대로인 채 공단에도 이익이 되지 않으며, 의료기관과 특정 검사기관에만 이익이 되는 형태로 운영된다면 결국 수가조정을 통하거나 공정거래위반 또는 업무상배임죄 등의 제재로 조정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학회는 ‘검체검사 위탁에 관한 기준’에 의거해 100% 검사료를 모두 수탁기관에 지급한 요양기관의 불이익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병원의 모든 검사가 위탁으로 전환될 경우 적은 규모의 검사실 폐쇄로, 환자에 대한 검사의료서비스 질 저하 및 변리사 등의 실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대한진단검사의학회 한 관계자는 “검사의 질을 높이려는 학회의 자정 노력은 검체검사가 의료행위라는 인식에서 출발했지만 일선 의료기관은 물론 정책 결정자들도 검체검사를 상품 판매행위로 본다는 인식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B대학병원 병리과 한 교수는 “가격 할인을 해주지 않으면 수탁기관을 다른 곳으로 바꾸겠다는 압력까지 받는 현실에서 의사로서의 자존심은 생각할 겨를조차 없다”며 “검체검사가 의료행위라는 인식과 상행위가 아니라는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병리학, 진단검사의학 뿐만 아니라 핵의학, 영상의학분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중소 수탁기관이 터무니없이 저렴하게 검사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검사의 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심평원이 중소수탁기관의 검사가격을 들고 나오면서 현행 의보수가가 높다고 주장하는 형편이다.
지금보다 의보수가가 더 내려가게 되면 병리과 의사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또 수탁검사 할인율이 높아질수록 개인병원의 자체 검사실 운영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임상병리사의 실업률도 증가한다.
정확한 판독을 위해 병리기사 한 사람당 하루 80장 정도만 보도록 권고하고 있다.
B대학병원 병리과 한 교수는 “슬라이드 100배 시야에서 모든 세포 하나하나 다 보고 있다. 그렇게 보는데 세포가 수백 개 수천 개가 되기 때문에 최소 5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케이스는 10~20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 검사 기관에 위탁하면서 턱없이 싼 가격에 맡기는 병의원들의 가격 덤핑은 아직도 뿌리 뽑히지 못했다.
병·의원들은 환자들로부터 검사 명목으로 2~3만원을 받고서 병리 검사 전문기관에는 6000원 정도에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다 보니 병리 기관은 인력을 더 확보하지 못한 채 검사 건수만 늘어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C대학병원 병리과 관계자는 “병리 전문의 없이, 진단 검사 전문의 없이도 검사하는 센터가 적지 않다. 진단할 수 있는 전문의가 있어야 사인이 나가는데 검사실에 전문의가 없는데도 그냥 사인이 나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병리 검사 대형 수탁기관에서 받아서 했을 때 (병리 검사가)잘못되는 퍼센트가 높으면 이를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데에 있다.
때문에 대형 전문 검사 기관이 수탁을 받아서 또 다른 데다 주고 마치 건설 하청을 계속 주는 것처럼 하기 때문에 가격은 계속 낮아지고 끝에는 더 부실한 그런 검진이 되는 형태다.
이에 진단검사의학회는 이 같은 ‘검체검사 위탁’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상대가치개발 연구의 틀에서 적절한 행위정의를 실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진료비용 세부내역 중 검체채취와 검사실시가 각각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경우 그 세부항목을 검토해 적절한 진료비용을 정하고 이를 적절한 방법으로 배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
또한 학회는 현행 ‘검체검사 위탁에 관한 기준’ 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수탁기관에서 통보한 검체검사 공급내역과 해당 수진자에 대한 위탁기관의 위탁검사 청구내역을 대조 심사해 수탁기관과 위탁기관에 해당되는 각각의 비용 지급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회는 검사건수에 따른 적정수의 전문의 확보 등을 위한 인증심사, 외부신빙도 조사 등 진단의학검사실의 질 관리 방안 도입이 시급하다고도 피력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보험급여기획팀 관계자는 “검체검사 보험급여의 지불 체계가 개선돼야 덤핑, 할인요구 등의 문제와 검사의 질 저하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전제했다.
급여의 분리지급을 최우선 해결 과제로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 이 관계자는 “현재 심평원과 분리지급을 위한 실무적 논의를 진행 중인 만큼 조만간 해결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위·수탁 기관간의 리베이트, 가격할인 등의 문제를 법적으로 어떻게 정의하고 규제를 할 것인지 판단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은 의료계와 정부 모두가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무분별한 출혈 경쟁으로 인한 검사 질 저하와 고용불안을 낳던 수탁검사기관들이 공정경쟁을 다짐하며 ‘한국수탁검사기관협회’(협회장 이규범)를 창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한국수탁검사기관협회 관계자는 “지금껏 관행처럼 시행돼왔던 할인경쟁이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에 큰 부담이 됐었다”며 “자체 정화체제를 확립토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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