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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정보보호 어디까지" 고민되는 의료계
[ 2009년 09월 29일 21시 42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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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학회에 발표할 논문을 준비 중인 모 대학병원 A교수.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위염을 진단받은 30대 환자 데이터 100건이 필요하다. 이 경우 그는 100명의 환자에게 일일이 정보제공에 관한 동의를 받아야 할까?
올해 7월부터 개정된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정통망법) 시행규칙에 따라 모든 의료기관이 정통망법상 준용사업자로 편입되면서 의료기관의 개인정보 보호대책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존 의료정보 관리 체계를 그대로 통용할 경우 각 병원의 관련 실무자는 물론 환자 정보를 수시로 활용해야 하는 의료진까지 잠재적 범법자로 몰릴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법무법인 지평지성과 안철수연구소, 이화여대 생명의료법연구소는 29일 전국 14개 대학병원 법무담당자 및 전산담당자를 초청한 가운데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따른 의료개인정보보호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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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법무담당자협의회가 후원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의료기관이 정통망법 개정에 따른 법적 의무를 어떻게 이행해야 하는지를 고찰한 현직 변호사의 발제에 이어 각 병원 실무자들의 현실적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토론이 진행됐다.
앞서 언급한 사례의 경우 정통망법 제24조에 의하면 동의 받은 목적 이외의 목적으로는 개인정보 이용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교수는 임의로 환자 데이터를 연구에 활용할 수 없다.
정보를 단순히 열람하는 정도는 의사 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해 허용될 수 있지만, 이를 따로 목록으로 추려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동의서를 작성해 사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승수 변호사는 “이제 진료 이외의 목적으로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환자로부터 사전 동의를 받기 위한 절차나 지침을 마련해둬야 할 것”이라며 “사전 동의를 받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별도의 통일적 처리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제3자에게 개인정보 제공 시 동의 획득 문제와 관련, ▲보호자에게 환자의 예후를 설명하는 경우 환자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하는지 ▲미성년자의 민감한 문제를 의료인이 환자와의 신뢰관계에 의해 친권자의 요구에도 친권자에게 알려주지 않아도 되는지 등 의료기관의 특수성과 맞물린 고민들이 이어졌다.
김지연 변호사는 “면회객이 입원환자의 병실 등을 물어볼 경우에도 의료기관에 포괄적으로 면제해주는 조항이 없는 이상 정통망법에 따라 본인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개별 환자로부터 일일이 동의를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게재 양식을 정비해 병원 내에 게시해두는 것도 적합한 방법이라고 이승우 변호사는 조언했다.
실무자들은 저마다 정통망법 개정으로 의료기관이 준용된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A병원 법무담당자는 “이대로 법이 적용되면 당장 입원서식부터 다 바꿔야하니 답답한 노릇”이라면서 “환자정보를 기간별로 폐기하라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B병원 전산실 직원은 “평소 교수로부터 연구 목적으로 환자 목록을 뽑아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데 거기에 응하면 공범자가 되는 거냐”며 “동의를 받기가 불가능한 1회 방문 환자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어떻게 할지 난감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소영 변호사는 “의료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가장 합리적이고도 현실적인 법안은 장래의 숙제로 남아 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겠지만, 당장 시행되는 법상에서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은 각 병원이 점검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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