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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男 간호사 "적성은 맞추기 나름"
[ 2009년 09월 30일 21시 53분 ]
고대 안암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에 가면 반듯하게 정장을 차려 입고 손님을 응대하는 남자 직원이 눈에 띈다.

환한 미소가 인상적인 그는 여성이 대부분인 간호사들 사이에서 ‘오빠’로 통하는 김태윤 간호사(31)다.[사진]

지난 2006년 고대의료원 최초의 ‘남자 병동간호사’로 화제를 모은 김태윤 간호사는 지난해 초 건진센터로 자리를 이동, 수검자들의 결과지를 분석하고 종합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김 간호사는 “병동간호사로 근무할 때 할머니들한테 인기가 좋아서 고되지만 즐거운 기억을 많이 갖고 있다”면서 “건진센터에 근무하면서부터는 복장 때문인지 간호사라고 알아봐주는 분들이 없어 조금 아쉬운 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건진센터에서는 3교대가 없는 근무 특성상 병동간호사 때와는 달리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김태윤 간호사는 올 3월부터 고대 간호교육대학원 석사과정에 입문, 일주일에 3일은 퇴근 후 대학원 수업을 병행하는 주경야독(晝耕夜讀)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간호학이라는 학문 자체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주말과 밤 시간을 이용, 틈틈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냥한 어투와 서글서글한 인상, 간호학에 대한 관심까지 ‘천생 간호사’를 떠올리게 하는 김태윤 간호사.

그러나 그는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공학도를 꿈꾸는 공대생이었다. 수도권 소재 대학에서 기계항공자동차공학을 전공, 1학년을 마치고 간 군대에서 제대할 즈음 수능 재응시를 결심하고 3개월가량 준비한 끝에 우연히 발길을 돌린 데가 이 곳 고려대 간호학과였다.

김 간호사는 “원래부터 간호학과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공대 선배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취업 걱정이 없는 간호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던 게 사실”이라며 “대학생활 4년간 재미있게 다니고, 많이 배웠다”고 자부했다.

공대생에서 시작해 간호사에 이르기까지, 다소 파란만장한 정착 과정을 거친 김태윤 간호사가 이야기하는 ‘적성’의 정의는 의외로 간단하다.

적성은 스스로 맞춰나가는 것이지, ‘적성에 맞지 않는 일’ 같은 것은 애당초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태윤 간호사는 “공대에서의 공부도 흥미로웠고 적응도 잘했기 때문에 처음 간호학과에 진학하겠다고 했을 때 공대 친구들이 깜짝 놀랐다. 그러나 지금은 영락없는 간호사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면서 "기왕 이 길에 들어선 만큼 부지런히 노력해서 간호 분야 최고의 자리에 서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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