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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환자 유치 교두보 or 의료양극화 신호탄
[ 2009년 10월 04일 22시 10분 ]
그 동안 '뜨거운 감자'였던 제주 영리병원 설립에 대해 정부가 마침내 조건부 수용키로 하면서 논란은 그야말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영리를 목적으로 주식회사처럼 운영하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영리병원이 제주도에 국내 처음으로 세워진다.

1일 보건복지가족부는 "의료분야에 대한 개방된 투자가 요구되며 해외환자 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수용 방침을 정했다"고 발표하고 "이 같은 의견을 국무총리실에 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제주도에 영리법인이 설립되면 고급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내·외국인 환자를 해외에 빼앗기지 않고 흡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영리법인을 허용하는 대신 복지부는 조건을 내걸었다.

영리법인이라 하더라도 건강보험 환자를 치료해야 하며 비영리법인인 기존 병원이 영리병원으로 전환할 수 없도록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보험회사와 제약회사는 영리병원 설립은 물론 지분 참여도 할 수 없고, 영리법인 수익금 일부는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도 포함돼 있다.

영리병원은 서귀포 헬스케어타운에 건립될 예정인데 복지부는 앞으로 3~4년이 지나면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한 정부 결정에 시민단체와 일부 야당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험로가 예고된다.

보건의료단체들은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가 줄기차게 영리의료법인 허용을 요구하고 있고,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 등 특별구역에서도 설립을 요청하는 움직임이 있어 정부의 이번 조처가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뒤흔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정부는 제주도에서만 허용한다고 말하지만 일단 한 곳이라도 설립되기 시작하면 앞으로 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건강연대 등도 서둘러 입장을 발표하고 "영리병원 확산으로 건강보험의 근간이 흔들리면서 의료비가 폭등하고 의료 이용 양극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건강보험당연지정제는 영리병원 허용의 규제조치가 진입장벽 완화 조치일 뿐이라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도 "병원협회나 의료 민영화 찬성론자들은 영리병원을 허용해 돈은 돈대로 벌고, 또 건강보험은 건강보험대로 적용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민원을 제기해 왔다"면서 "건강보험당연지정제는 영리병원 특혜 조치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의료비는 의료비대로 상승하고 그 인상이 곧바로 건강보험 재정 고갈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보험회사나 제약회사의 지분 참여를 금지한다고 하지만 정부가 이번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을 통해 간접적 자본투자를 받을 목적의 병원경영지원회사 설립을 허용하겠다는 내용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보험회사나 제약회사가 간접적으로 자본을 투자할 뒷문을 활짝 열어놓는 의료법 개정을 하면서 앞문만을 걸어 잠근다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의료법개정에는 병원의 M&A를 허용하는 조항이 또 하나의 핵심 개정 사항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비영리법인에 대해 합병목적의 법인 해산을 허용하겠다고 하면서 비영리병원의 영리병원 전환을 어떻게 금지시킬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들은 "현 정부는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 병원경영지원회사·병원인수합병 등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 병원채권발행법 등의 정책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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