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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앞에서는 우리도 후진국"
[ 2009년 10월 08일 01시 05분 ]
A형간염과 결핵 등 국내에서 백신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22개 전염병 중에서 국산백신이 있는 전염병은 7개에 불과해 우리나라의 백신주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은 8일 “신종플루가 몇 달 만에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전 세계가 예방백신 확보에 야단법석인 가운데 독일, 영국 등 선진국이 백신을 싹쓸이하고 있다”며 “수많은 후진국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데, 우리 정부의 사정도 다르지 않아 백신 앞에서는 일개 후진국”이라고 지적했다.

원 의원이 최근 2년간 백신자급율과 전염병 종류별 백신공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A형간염과 결핵·대상포진·자궁경부암·로타바이러스에 의한 장염·폐렴 등 7개 전염병에 대해서는 국산백신이 전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밖에 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홍역·볼거리·풍진·소아마비·뇌수막염 등 8개 전염병은 국산백신이 있지만, 백신을 만드는 원액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역시 국내자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원희목 의원은 “백신은 계획생산형태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염병이 발생하고 난 후에 주문하면 수입해서 실제 국민들이 접종받기까지 길게는 4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면서 “이 경우 국민들은 백신을 들여오기도 전에 속수무책으로 전염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더구나 이 같은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창궐하게 되면, 백신 자급력이 전혀 없는 우리나라는 기본적인 백신물량조차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올해 들어 A형간염과 계절독감 백신이 부족, 국민의 불안감을 낳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 허가된 백신 품목 152개 중에서 국내 생산이 가능한 것은 20%인 31개에 불과한 점도 문제다.

이에 원 의원은 “백신 개발과 생산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다 경제성도 낮아 제약사들이 쉽게 나설 수 없는 실정”이라는 점을 이해하면서도 “그러나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국가방역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백신주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면역백신개발사업에 총 40억을 투자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기존 전염병 백신과 신종전염병 대비를 위한 연구 및 중장기적 재정투자 계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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