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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세브란스병원, 뿌리논쟁 이제 그만!"
[ 2009년 10월 12일 03시 12분 ]
수 십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의 제중원 뿌리논쟁에 대해 한 역사학자가 “사사로운 싸움을 그만두고 우수한 의술 확보에나 신경쓰라”고 일침을 가했다.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화 주진오 교수는 12일 서울의대 주최로 열린 ‘의학교 설립 110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두 병원의 해묵은 뿌리논쟁을 강하게 비난했다.
주진오 교수는 “서울대병원은 이제 제중원의 계승자라는 허상에서 벗어나야 하며 세브란스병원 역시 뿌리 논쟁에서 벗어나 의사학의 발전을 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5년 동안 한국 근대 병원사 논쟁에 참여한 인물임을 전제로 “병원사의 핵심이 두 병원 간의 뿌리논쟁에 머물러 있어 성숙한 역사적 발전이 없음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주 교수는 그동안 두 병원에서 주장한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짚어가며 뿌리논쟁의 불필요성을 설파했다.
우선 제중원의 설립과 관련, 조선정부의 서양기술 수용정책과 미국 선교부의 간접적 선교사업 목적이 결합해 설립된 병원이라고 규정했다.
즉 조선정부가 운영 경비를 부담하고 관리를 파견해 행정사무를 처리하고 그 전반의 운영을 지도, 감독했던 정부기관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때문에 마치 알렌에 의해 제중원이 설립됐다는 주장과 국립병원, 국립 제중원의학교라는 말을 배제하려는 행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중원의 선교의사들이 선의(善意)가 아닌 정부로부터 봉급을 받고 근무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명확히 부정했다.
그 근거로 조선정부가 외국인 선교의사들에게 신수비(薪水費) 명목으로 월 50원씩을 지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무려 21개월분의 신수비가 지급되지 않았고 선교의사가 이 문제의 해결을 촉구한 바도 없다는 점을 들었다.
제중원의 조선정부로부터의 완전독립에 대해서는 시대적 상황에 기인한 문제이긴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주진오 교수는 “갑오개혁기의 국제적 역학관계가 얽혀 있기는 하지만 당시 조선정부는 제중원의 운영권 이첩을 수락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조선정부와 미국 선교부가 공동으로 운영하던 제중원은 선교부가 단독으로 운영하는 민간병원의 성격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미국 선교부가 제중원 운영권 확보 이후 미국의 부호 세브란스의 자원지금으로 세운 세브란스병원은 제중원이 갖고 있던 전통을 계승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기간동안 조선정부는 한방을 바탕으로 서양의학을 받아들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일제시대에 대한의원을 설립하게 됐다는 것.
즉 정부병원으로서의 성격은 일본의 식민지적 의료기구에 의해 사라지고 말았다고 주 교수는 분석했다.
주진오 교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누가 제중원의 계승자인가가 아니라 누가 제중원의 설립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는가 라는 사실”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사실 제중원은 조선정부의 빈민구호와 선교사들의 의료선교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었던 병원인 만큼 사사로운 뿌리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제중원을 계승한 병원 여부가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기준이 되지는 못한다”며 “두 병원 모두 소모적 논쟁을 그만두고 더 우수한 의술을 갖는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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