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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근, 어제는 '저격수'-오늘은 '수비수'
[ 2009년 10월 12일 21시 46분 ]
국민건강보험공단 정형근 이사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피감기관장으로서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다.
3선 의원 출신으로 현역시절 저격수로 불렸던 정 이사장은 이번 국감에서 능숙한 대응(?)에 나서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위원들의 빈축을 샀다.
정 이사장은 의원 시절 예민한 내용의 자료를 공개하거나 피감기관의 자세를 문제 삼는 등 뉴스메이커로 주목받은 바 있다.
그러나 피감기관장으로 신분이 바뀐 이후에는 담당기관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공단 업무를 정확히 파악해 '워커홀릭'이라는 별명과 함께 '일방주의적'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정 이사장은 지난 2004년 당시 안명옥 의원(한나라당)과 공단 사회보험노조가 불편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과 관련, "복지위 차원에서 대응이 필요하며, 공단 이사장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었다. 복지위 위원들도 이 같은 점을 비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해 국감이 쌀 직불금 명단 공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면, 올해는 부실한 자료 제출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급기야 오전 질의가 지연되는 등 파행 직전까지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복지위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의도적 자료제출 기피"라며 정 이사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또 이른 시일 내에 국감을 다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의원 대다수가 모두발언에서 공단의 자료제출 태도를 거론하며, 정 이사장을 압박했다.
그러나 정 이사장은 이른바 힘 있는 기관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여야 의원들도 정 이사장의 무게감을 인식한 듯 자료제출 문제를 거론하면서도, 목소리를 높이는 사례가 비교적 적었다.
변웅전 복지위원장(자유선진당)은 정 이사장을 겨냥해 "이 곳이 국정감사장인지 자료 구걸장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단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다만 대중광고와 관련해 MBC 문제가 거론됐을 땐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도 "힘은 업무 추진에 있어 기획재정부 등에 써야지, 해당 의원들에게 쓸 필요는 없다"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여당 의원들도 "(자료 제출에 있어) 직원이 잘못해도 책임은 이사장에게 있는 것이다. 열심히 한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자료 제출 건은 의아하다"라고 말했다.
복지위 위원들의 맹공에도 정 이사장은 일관된 태도로 답변에 나서는 등 지난해보다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복지위는 오는 15일 국회에서 건보공단 2차 감사를 의결했다. 불성실한 자료제출이 주된 사유이다. 이로써 공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번이나 감사를 받게 됐다.
유명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전환한 정 이사장이 의원들의 안방인 국회에서 어떠한 대응에 나설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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