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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벌병원 주도 병원 간 경쟁 심화"
[ 2009년 10월 13일 22시 00분 ]
영리법인 병원 신규 진입 허용 및 비영리병원에 대한 의료채권 발행과 MSO설립 허용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 동안 건강보험체계 내 경쟁이라는 기본 구조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의대 박형근 교수는 최근 건강정책포럼을 통해 "병원 서열이 자본 조달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로 변질됐다"면서 "막대한 자본 조달 능력을 갖춘 재벌 병원이 병원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 만에 국내 내로라하는 병원을 뒤로 밀어낸 것이 단적인 사례"라고 짚었다.
현재 국내 병원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재벌병원 주도의 병원 간 경쟁 심화'다.
이들 병원에는 지금도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려들뿐 아니라 점차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병원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병원 시설이 고급화됐고, 의료비 또한 상승했다.
박형근 교수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는 재벌병원 이외에도 환자 유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병원들도 시설의 대형화, 고급화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상당한 비용 지출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이다.
박형근 교수는 "의료 보험이 존재하는 병원 시장에서는 서비스 구매 시점에 보험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가격에 둔감해지기 때문에 좋은 병원, 즉 고급스럽고 유명의사가 진료하며, 첨단시술을 선도하는 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려드는 게 병원 시장의 특성"이라고 주장했다.
골자는 환자들이 좋은 병원을 선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보다 병원들이 경쟁 시장에서 좋은 병원의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그 비용을 보험자와 환자에게 전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형근 교수는 "실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재벌병원의 경우 서비스 차별화에 준하는 가격 차별화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주로 진료량 확대를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본조달이 어려운 병원들은 환자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는 실정. 박형근 교수는 "서울 소재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 지방병원의 환자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 그 근거"라고 주장했다.
3년마다 시행되고 있는 환자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1996년 대구지역 전체 병원이 전체 입원 환자에 대한 점유율이 6.37%였던 것이 2005년에는 5.33%로 떨어졌고, 2004년 KTX 개통 전후로 2002년 서울소재 병원의 대구 환자 점유율이 2%에서 4%로 2배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자본투자 경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병원들이 위기 국면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실증적 단면이라고 진단했다.
박형근 교수는 "현재의 병원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영리법인 병원의 신설을 허용하고, 비영리병원에 대해 의료채권 발행과 MSO를 허용해주는 것은 병원 시장 자본투자 경쟁의 뇌관을 터트리는 것"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결과 병원 간 환자유치 경쟁은 지금보다 더욱 심화될 것이고, 개별주체의 자본조달 능력에 따라 승패가 확연하게 갈라지는 시장구조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
그는 " 과정에서 의료비가 급격하게 뛰어오를 것은 불문가지"면서 "현재 정부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피해는 없고 의료비 상승도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현실을 외면하고 하는 소리에 불과하다" 꼬집었다.
박형근 교수는 "적지 않은 투자재원이 필요하고, 투자에 대한 보상은 진료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경우든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 과잉진료나 비급여 진료의 확대에 의존하게 될 것"라고 내다봤다.
국민건강보험 진료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건강보험은 건강보험대로 재정적자에 직면하거나 높은 수준의 보험료 인상으로 갈 수밖에 없고, 투자비에 대한 보상과 운영자금 확보에 힘들어 하는 병원들은 국민건강보험이 아닌 다른 대안에 골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몰린 건강보험이 제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박형근 교수는 "건강보험을 관리할 정부로서는 민간보험 역할을 더욱 강조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건강보험을 대체하는 민간의료보험체계가 등장하고 이는 결국 의료비 증가와 국민건강보험의 와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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