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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재현…의·병협 내년 수가협상 '불발'
[ 2009년 10월 19일 16시 43분 ]
2007년의 악몽이 재현됐다.
내년도 건강보험수가 협상에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가 건강보험공단과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 결국 자율 타결은 불발로 돌아갔다.
2010년 건강보험수가 계약의 본협상은 이로인해 19일 자정을 기해 막을 내렸다.
결과는 의협, 병협은 협상에서 실패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로 넘어갔다. 치협, 약사회, 한의협은 자율 타결로 접점을 찾았다.
당초 의협은 막판 협상까지 4.2%의 인상률을 공단측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렬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19일 의협 좌훈정 대변인은 "막판까지 협상에 임했지만 요구했던 수치와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며 "차라리 잘 됐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좌훈정 대변인은 "올해는 유형별 수가계약 제도에 대한 마지막 테스트나 다름 없었다"며 "의협 집행부가 바뀌었고 일말의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더 이상 정부나 공단이 의사들을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지 않음이 증명된 협상이었다"고 전했다.
이제는 건정심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방침. 좌훈정 대변인은 "예년처럼 건정심에서 맥없이 당하지는 않겠다"며 "임시총회 소집 등 회원들의 뜻을 결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무엇보다 건강보험제도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좌훈정 대변인은 "의사의 희생없이 유지될 수 없는 것이 현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라면서 "이번 협상에도 실패했으니 세 번 실패한 셈인데 이는 제도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병협의 결렬도 올해 수가 협상에서 충격적인 일이다.
병협 박상근 보험위원장은 "끝까지 성심성의껏 협상에 임하려고 노력했지만 의료 공급 체계를 불신할 수밖에 없다"고 성토하면서 심지어는 "외국 의사들을 데려다 쓰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사실 유형별계약 시행 첫 해인 2007년, 의료급여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의원과 병원급 의료기관 수가 협상이 실패, 건정심에서 결정된 경험이 있다.
이듬해인 2008년 역시 의협은 2.5%의 인상률에 끝까지 저항하다가 건정심까지 가야했고 병협은 마지막 공단이 제시한 마지노선에 눈물을 머금고 사인을 해야 했다.
이번 협상에서 의병협 두 단체 모두가 자율 타결에 실패하면서 향후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건정심에서의 뼈아픈 기억이 채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단의 부담감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의·병협에 앞서 진행된 치협, 약사회, 한의협의 마지막 협상은 자율 타결로 마감됐다.
약국의 내년도 수가 인상률은 1.9%로 결정됐다. 약사회는 최종 협상에서 1.9%의 수가 인상안을 받아들이고 협상을 타결시켰다. 이는 2.2%보다 0.3% 낮은 수치다.
약사회 이형철 부회장은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타결을 이끌어 낸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형철 부회장은 "훌륭한 협상팀을 이끌고도 목표했던 바를 이뤄내지 못해 안타깝다. 수가협상팀을 믿어준 회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7%로 비교적 타 공급자단체에 비해 만족스러운 결과로 협상을 마쳤던 한의협의 경우, 비록 최종적으로는 사인했지만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한의협 최방섭 부회장은 "건정심행을 택할 수도 있었지만 패널티를 받으면서까지 고집할 당위성이 없었다"면서 "단, 올해 수가 협상을 진행하면서 제도가 바뀌어야 함을 절실히 느꼈다"고 언급했다. 자율 타결로 마감했지만 제도 자체에 대해 강력한 회의감을 내비쳤다.
한편, 20일 오전 8시 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이번 수가협상 결과를 추인할 예정이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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