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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수입이라도·무허가 장비라도 'OK'
[ 2009년 10월 23일 01시 59분 ]
신종 인플루엔자 진단장비에 대해 식약청과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당국이 특정업체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전혜숙 의원(민주당)은 23일 국정감사에서, “까다로운 허가절차를 받아야 하는 신종플루 진단장비에 대해 특정업체 제품은 간단한 신고만으로도 수입될 수 있도록 두 번씩이나 편의를 봐준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또 “질병관리본부 역시 무허가 신종 플루 진단장비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으려 했으나 조달청의 이의제기로 무산되자 지정입찰을 통해 단체 구매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검증도 안 된 무허가 진단장비로 신종 플루를 진단하고 있었던 셈이다.

임의 작성한 수입신고에도 식약청 ‘모른 척’

의료기기는 ‘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한 규정’에 따라 허가절차가 달라진다.

1등급의 경우 서류신고만 하면 돼 절차가 비교적 간소하나 2~4 등급의 경우는 시험성적서 제출 등 까다롭고 장기간에 걸친 허가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전 의원이 이번에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전국 23개 병원에 보급된 미국 ABI사의 진단장비 40대의 경우 최초 수입될 당시인 지난 2005년 8월부터 식약청의 특혜에 따라 불법적인 방식으로 수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신종 플루 진단장비의 경우 유전자 증폭장치로 2등급 판정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입업체인 LSK가 임의로 작성한 수입신고 서류만으로 식약청이 허가를 내준 것.

전 의원은 “이 같은 불법은 올해 3월에도 발생했으나 식약청은 이를 묵인했었다”며 “더군다나 이 같은 지적이 나온 뒤 식약청이 사용중지 명령을 지난 19일 내려놓고도 3일 만에 기간도 설정하지 않은 채 전면 보류 조치해, 해당 업체와 불법 유통된 제품에 면죄부를 준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수입신고도 안된 진단장비, 특정업체 제품만 골라 구입

이 업체에 대한 특혜 제공은 질병관리본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종 플루 확산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7월, 질병관리본부는 기능이 향상된 진단 장비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구매계약을 진행했었다.

이 과정에서 질병관리본부는 당초 LSK와 수의계약을 요구했으나 조달청의 이의제기로 무산되자, 계약당사를 최초 LSK에서 LSK의 대리점격인 보성과학으로 변경하고 지정입찰을 진행했다.

계약방법은 단일규격입찰, 즉 특정업체의 제품에만 입찰 참여자격을 부여한 뒤 이 업체에서 개당 6000만원씩 총 18대를 10억 8000만원을 지불하고 사들였다.

더군다나 이 제품의 경우에는 식약청에 의료기기로 수입신고조차 거치지 않은 제품이었다.

전 의원은 “질병관리본부 등은 시험기관인 관계로 일반 공산품으로 실험기기를 구매할 수 있으나, 그 구매 목적은 실험실에 사용될 경우에 해당한다”며 “식약청 역시 진단 장비를 의료기기로 유권 해석한 바 있어 질병관리본부가 한마디로 100% 무허가 제품을 구매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장비가 정식으로 수입된 제품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다는 점, 의료기기법 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전 의원은 “사전 시험성적서를 보면, 신종 플루 유전자 감출감도가 타사 제품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월등히 빠르다는 결과는 아예 없었다. 식약청의 유권해석을 봐도 의료기기”라며 반박했다.

질병관리본부의 특정회사 제품만을 지정입찰로 구매한 것은 특혜를 제공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전 의원은 “식약청의 최초 수입신고와 변경신고 과정과 질병관리본부의 구매결정 과정에 대한 감사원의 엄격한 감사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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