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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아줌마 간호사들의 '유쾌한 수다'
[ 2009년 10월 21일 21시 53분 ]
“예전에 접어뒀던 일을 새롭게 꺼내서 한다는 자체가 좋아요. 이제 자식도 다 키웠고, 남편도 옆에서 응원해주고. 내 안에 많은 걸 더 키우고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어휴 참, 말도 못하게 마음고생 많이 했어요.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겠는데 허구한 날 젊은 간호사는 학생 다루듯이 딱딱하게 지적해대지. 이거 버텨야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꼬투리 잡히지 않게 더욱 철저히 하게 되고.”

간호 재취업 전선에 뛰어든 아줌마들의 유쾌한 수다 잔치가 벌어졌다. 서울특별시간호사회(회장 박성애)가 마련한 재취업 유휴간호사 간담회 자리에서다.


21일 오후 5시 서울 뱅커스클럽 16층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서울시간호사회가 여성부·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3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간호여성 새로일하기센터’ 출신 재취업 간호사 20여명이 참석해 이야기꽃을 피웠다.[사진]

짧게는 몇 주에서부터 길게는 반년 남짓한 기간까지, 주부로서 수년간 지켜온 일상을 떠나 병원 현장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중년 간호사들의 감회는 남달랐다.

보건교사 출신인 박모(48) 간호사(로뎀병원)는 “머릿속에서만 있던 지식을 임상에서 활용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다른 일 할 때보다 급여면에서는 좀 아쉽고, 후배 간호사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어서 많이 밀리는 느낌도 들었지만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심인숙(48) 간호사(참병원)는 “요양병원에 있어서 주로 노인들을 돌보는데, 시부모를 18년간 모시고 살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남 같지 않아 적응하는데 큰 불편은 없었다”면서 “동료들과도 잘못했을 땐 깍듯이 사과하고, 애교도 부리면서 노력한 결과 원만히 지내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직장에 다니게 되니 딸 둘이 돌아가면서 설거지를 해놓고, 남편은 이브닝·데이 근무마다 꼭 모셔다준다”며 “내가 간호학 전공을 안했으면 과연 이 나이에 나올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밤 근무로 인한 체력 저하, 기존 간호사와의 갈등은 재취업 간호사 대다수가 느끼는 어려움으로 지적됐다.

서울효사랑병원 중환자실에서 2달 남짓 근무하고 있는 양숙희(47) 간호사는 “한 달에 밤 근무가 기본 7번에 일은 무척 고된 편이지만 병원 사람들이 좋아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면서도 “밤 근무가 잦다보니 수척해졌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최은희(54) 간호사(강동성모노인병원)는 “나는 나대로 열심히 일하면서 배워가려고 했는데, 그런 나를 이해해주려 하기 보단 몇 달 있다 나갈 사람이라는 시선으로 마음을 열지 않는 태도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병원에서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잘 대처해내고 나니 용기도 생기고, 점점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간호사회는 이날 간담회에서 수렴한 의견 등을 토대로 향후 재취업 간호사 구인구직 시스템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한상애 사무처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는 것 아니겠냐”며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되, 고민거리가 있으면 반드시 상담원에게 연락하라”고 조언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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