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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수가협상 실패와 삼성서울병원 1등
[ 2009년 10월 22일 21시 57분 ]
삼성서울병원은 안전할까.

동네의원도, 중소병원도, 대형병원도 적자란다. '죽는 소리'를 하고 있는 의료기관과 의사들은 더욱 늘어만 가지만 2010년도 수가계약 협상 실패에서 보듯 의원·병원의 암운은 더욱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이 최근 '2009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에서 10년 연속 1위 기업으로 선정됐다. 특히 국내 내로라 하는 전체 조사 대상 기업 모두를 따돌리고 전 부문에서 톱(Top)에 올랐다. 85.9점으로 평균보다 무려 16점이 높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우수기업으로 평가됐다.

저수가로 점철되는 대한민국에서 '호텔'이나 기타 서비스 명가(名家)를 자부하는 기라성 같은 기업들을 제쳤다. 병원이 최고의 서비스로, 그 것도 최고점을 획득했다. 상식적으로 가능한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이례적이다.

이번 조사는 서비스 산업 64개 업종과 공공행정 분야 7개 등 71개 부문 총 323개 기업(관)의 서비스나 제품을 직접 체험하거나 이용한 경험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표본 규모는 전국적으로 8만3200명이나 되는 대규모다.

의사만 1268명을 보유한 삼성서울병원이 종합병원 부문 1위 병원에 올랐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겠다.

사실 건강보험이 존재하는 병원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둔감해져 고급스럽고 '스타' 의사가 진료하며 첨단 시술을 앞세운 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려드는 게 병원 시장의 특성이다.

삼성의 '1위 수성'도 병원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병원 시설이 고급화됐고 일반 환자들이 체감하는 서비스가 좋아졌다는 바로미터다.

그러나 이면을 자세히 보면 현재 국내 병원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재벌 병원 주도의 병원 간 경쟁 심화'에 있다. 삼성이기 때문에 가능했고, 앞으로도 가능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병원 서열이 자본 조달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로 변질된 것은 안타깝다. 막대한 자본 조달 능력을 갖춘 병원이 시장에 진출한 지 20여년도 채 되지 않아 국내 최고, 아니 세계적인 수준으로 압축 성장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대규모 자본 조달 능력이 없는 병원들도 리모델링이나 신축 또는 증축, 하다못해 페인트칠이라도 새로 해가면서 떠나가는 환자를 붙잡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보다 새로운 좋은 선택의 대안이 마련됐고, 기존 병원들 또한 변화하고 있으니 나쁠 게 없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비용이다. 납부하는 보험료는 낮을 수록 좋다는 의식이 넓게 자리잡는 동안 국민들은 의사들로부터 양질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한다. 여기에 기초적인 의료행위 외의 진단, 처치, 검사, 수술에 드는 비용도 가급적 저렴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갈수록, 범위가 점차 확대될수록 의사들은 건강보험의 제도적 공간에 갇히게 되고, 이윤은 큰 폭으로 하락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손실이 커지니 투자는 언감생심 꿈(?)이 돼버린 상황이라면 지나친 해석일까 싶을 정도다.

결국 금년 10월 수가계약 체결에서 결렬의 역사를 떠안고 가야할 의원과 병원이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게된 데도 이 같은 이유가 작용한다. 자본 조달 능력에 상관없이 서비스를 '마음껏' 제공할 수 있는 병원들이 늘어나도록 정부측의 결단력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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