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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태아 사망 논란 서울 H산부인과
[ 2009년 10월 28일 22시 21분 ]
서울 소재 모 산부인과에서 간호사의 유도분만제 투여 후 산모와 태아가 모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족 측은 건강한 산모가 의료진의 과실로 사망했다며 병원 앞에서 한 달째 시위를 전개, 이를 영업방해 혐의로 고소한 병원 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숨진 산모의 남편 A씨는 28일 “의사는 출근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간호사가 유도분만제를 삽입한 이후 산모의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졌다”며 병원이 응급처치를 소홀히 한 점 등을 들어 의료진의 책임을 촉구했다.

지난 9월 유도분만을 위해 양천구 H산부인과를 찾은 김모씨는 유도분만제 시술을 받은 후 과다 출혈 증세로 쓰러졌다.

의료진은 당시 병원에 혈액 재고가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 고대구로병원으로 환자를 후송했지만 김씨는 끝내 과다출혈로 숨졌다. 그로부터 닷새 뒤 장기 및 뇌손상으로 아이도 사망했다.

남편 A씨는 “유도분만제 투여 시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당일 환자의 상태를 의사가 보고 난 후 판단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는 명백한 병원 측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과다 출혈인데 혈액이 준비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보호자 동의 없이 제왕절개수술을 한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1초가 급박한 상황에서 가까운 이대목동병원을 두고 먼 고대구로병원까지 간 이유는 원장이 고대출신이라서 그런거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병원 측은 이 같은 주장에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H산부인과 관계자는 “크게 얘기할 것도 없고,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간호사가 유도분만제를 투여한 것은 원장의 지시에 따라 행해진 것”이라고 유족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고대구로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한 것도 해당 종합병원의 여건 등을 확인하고 최대한 신속히 움직이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유족 측은 H산부인과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하는 한편 국과수에 부검을 요청, 이달 말께 나오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다툼이 의료사고 소송으로 번질 경우 의료진이 형사적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앞서 의료진의 과실로 태아가 태반조기박리로 사망한 유사 사례에서 대법원은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적용한 원심을 깨고 산모에 대한 상해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시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유족 측은 “병원에서 먼저 도의적이니 책임을 지고 진심으로 사과를 했더라면 이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대응 방안을 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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