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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삼성 결단과 흉부외과 주사위
[ 2009년 11월 01일 22시 50분 ]
"벌써부터 수가 인상에 대한 문제는 해결이 됐었어야 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상 유례없는 인상이라는 점에서 많은 의미를 담고 있지만 행여 역효과가 나지는 않을까 다소 우려스럽다."
꼭,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다. 병원들이 눈치를 보며 머뭇머뭇 거리고 있는 사이 어느새 흉부외과에 더 무거운 고통이 내려앉을 것만 같다. 지금이 '적기'란 말은 다음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삼성, 흉부외과 전공의 월급 300만원 인상'. 삼성의료원이 또 한번의 결단을 내렸다. 판을 흔들고 흉부외과 숨통을 트려는 배려가 될 수 있겠고 아니면 "따라 올테면 따라와 보라"는 삼성만의 자신감에 찬 전략일 수도 있겠다.
정부가 투입한 외과(433억원)와 흉부외과(486억원)의 돈은 900억원을 웃돈다. 한 해 의·병원 평균 수가 인상률이 2%대에서 겨우 '턱걸이'하고 있으니 인상률로만 따져도 실로 엄청난 액수다. 용처를 떠나 어느 통장으로든 차곡차곡 쌓일 터이니 기분좋은 결실이다.
예산을 따내기 위해 너무나 많은 이들이, 오랜 시간 돌아왔다. 한마디로 답답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흉부외과 간판'으로는 도저히 버티기 힘들었던 개업의들은 물론 대학병원 교수들도 이렇다 할 입김을 발휘하지 못했다. 가장 고달팠으나 제일 밀려나 있었던 이들이다.
그만큼 어렵게 따낸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책. 그런데 흉부외과 의사들은 이 같은 혜택을 바로 눈 앞에 두고 현실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형병원들 용단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지만 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듯이 종합병원 및 대학병원들은 수가 조정으로 조금은 혜택을 볼 수 있겠으나 그 혜택을 전공의들에게 분배할 생각은 없어보인다. 그래서 시간을 두며 눈치 싸움들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기류가 조금씩 감지된다. 서울대병원, 전북대병원에 이어 삼성의료원이 흉부외과 전공의에 300만원을 얹어주기로 했다. 200만~250만원인 흉부외과 전공의 월급을 300만원 올려 500만원 이상으로 책정했다.
물론 이번 수가 인상분을 전공의 장려금으로 쓰기로 한 삼성의 방침을 두고 "수술 건수나 진료 환자 수가 적은 지방의 대학병원들은 추가 수익이 적어 정책 효과가 일부 대형병원에만 그치고 말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는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심장수술이 대형병원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수가가 인상된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수술 건수가 월등히 앞선 병원과 그렇지 못한 병원 간 격차는 더 벌어지지 않겠냐는 거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용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아마 앞으로 그 밀린 시험을 한꺼번에 치러야 할 지도 모른다. 성적은 장담하기 어렵다. 이는 오랜 '투쟁'으로 수가 인상분을 얻어낸 병원들에게도 그대로 해당되는 말이다.
다른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삼성이 한 거 잘한 일이다. 다른 병원들도 이번 기회에 과감히 흉부외과 지원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 눈치 볼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금이 흉부외과 도약의 적기라는 신념을 가지고 튼튼한 다리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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