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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요건 갖추면 부당청구 아니다"
[ 2009년 10월 29일 21시 49분 ]
생명이 위독한 환자의 치료를 위해 사용된 약제나 치료재료의 비용을 보전 받을 절차가 없는 경우, 환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병원이 임의로 비급여 처리를 할 수도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병원의 모든 임의비급여를 무조건적으로 사위·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타낸 경우로만 보는 건 잘못이며, 급여기준이나 허가사항을 위반한 치료 행위 중에서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타당하다면 인정해줘야 한다는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 제2부(재판장 한승)은 지난 29일 여의도 성모병원이 보건복지가족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 및 부당이득환수 처분취소’ 소송에서 이 같이 밝히고 “피고는 처분사항 전부를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번 사건은 △급여기준 위반 의약품 비용 징수 △별도 산정 불가 치료재료 등의 비용 별도 징수 △기준금액 이상 징수 △선택진료 비용 징수 등 4가지 유형이 문제가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 병원은 백혈병 등 혈액질환의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으로, 치료과정에서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구하기 위해 급여기준이나 허가사항을 초과 또는 위반해 진료하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 병원의 행위 유형을 보더라도 원고 병원은 허위 내용으로 본인부담금을 징수한 것 없이, 모두 진료내용대로 본인부담금을 징수했다”며 “그 내역 또한 약제·치료재료의 실거래가격에 해당하는 합리적인 범위 내로서 원고 병원에 귀속되는 이익은 없다”고 인정했다.

성모병원이 급여기준이나 허가사항을 위반하거나 초과해 실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난치병인 백혈병 등 혈액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생명이나 건강을 구하고자 하는 담당의사의 직업적 양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특히 “그 중 일부는 이 사건 처분들이 있는 후에 원고 병원이 사용한 치료방법대로 급여기준이나 허가사항이 변경된 점”을 꼽았다.

선택진료와 관련해서는 쟁점을 달리해 ‘진료지원과에 대한 포괄위임이 적법한가’를 물었고, 법원은 '포괄위임이 적법함으로 원고의 비용징수는 부당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복지부와 공단은 추후 성모병원에 대한 과징금부과 및 부당이득환수 처분을 금액 등을 조정해 재처분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가 “건강보험재정의 건전성과 확실성, 환자의 보험수급청구권 보호 등의 공익목적을 참작하더라도, 피고들의 이 사건 처분들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판단되므로 여전히 취소를 면할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편, 가톨릭대 성모병원의 임의비급여 소송은 현재 복지부와 공단을 상대로 ‘의료급여 분’과 ‘건강보험 분’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으며, 이날 판결은 건강보험 분에 대한 1심이었다. 의료급여 분에 대한 1심 판결은 다음달 20일 선고된다.

성모병원은 또한 지난 7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상대로 낸 ‘과다본인부담금 확인처분 취소’ 소송에 패소해 “병원이 임의로 비급여 처리해 환자들에게 부담시킨 부정징수액 중 선택진료비를 제외한 나머지 비용에 대한 심평원의 환수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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