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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무분별한 마취, 국민 불안 조장"
[ 2009년 11월 04일 21시 48분 ]
“마취에 대한 오해로 인한 국민들의 불필요한 불안을 줄이는 것, 학회가 가장 중점을 두고 눈여겨 보고 있는 일입니다.”
5일 제주도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추계 학술대회를 앞두고 대한마취과학회 황재현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
[사진]
는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일선 개원가에서 전신마취 등이 필요한 수술을 할 경우 마취과 전문의를 일시적으로 초빙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이마저도 하지 않아 의료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은 종아리 축소술을 시행하기 위해 직접 수면마취제인 케타민과 국소마취제 리도카인을 투여했으나, 환자는 경련을 일으킨 뒤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렀다. 이 원장은 결국 법원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금고 1년과 벌금 200만 원 등 실형을 선고받았다.
황 이사는 “흔히들 마취사고로 일컫는 대부분의 의료사고를 마취과 전문의 입장에서 봤을 때 안타깝기 짝이 없다”며 “제대로 교육을 받은 마취과 전문의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러한 의료사고들이 ‘마취사고’로 통칭, 마취에 대한 국민들의 두려움만 가중시키고 있어 마취과 의사들의 활동 영역을 제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황 이사는 “마취로 인한 사고를 정확히 알려면 마취 과정 또는 마취 직후 환자들의 상태 변화를 면밀히 검토한 뒤에야 확인 가능하다”며 “무턱대고 마취사고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없지 않아 학회로서도 고민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현실은 개원가에서 마취과 의사를 제대로 고용할 수 없게 만든 현 수가체계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황 이사가 재직 중인 서울아산병원과 같이 대형병원에서 조차 마취과 의사들의 업무 부담은 날이 갈수록 늘지만, 경영상의 이유로 인원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
“마취는 전문영역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하는 임상영역입니다. 마취 전 환자의 상태를 살피는 일부터 마취 후 회복에 이르기까지 신경 써야 하는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을 길이 없네요.”
황 이사는 “마취 전문의의 시술에 따른 별도 시술료와 위험관리료를 산정해야 한다”며 “이 같은 건보체계의 변화가 뒤따라야만 마취과 의사들이 제 몫을 할 수 있는 기반 여건이 조성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뼈아픈 한마디 한마디를 털어 놓는 황 이사. 지금 당장이야 마취과 전공의 수급에 큰 문제는 없지만, 이러한 일들이 쌓이다 보면 결국 흉부외과 등과 마찬가지로 일선 현장에서 마취과 전문의를 보기가 더욱 더 어려워 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때문에 학회는 막바지 단계에 이른 학회지의 SCIE 등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러한 점들을 알리기 위해 대국민 홍보와 더불어 언론과의 접촉점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황재현 이사는 “수술이 사람들 눈에 보이는 부분이라면 마취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마치 축구가 공격수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반면 수비수는 그늘에 가리는 것처럼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의 조화가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훌륭한 축구팀으로 인정받듯, 마취 역시 제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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