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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결자해지 아쉬운 제약협회
[ 2009년 11월 09일 03시 10분 ]
최근 8개 제약사가 11개 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내용이 한국제약협회 유통부조리센터에 신고된 후 협회는 즉각 실태조사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제약협회는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이렇다할 진행 과정에 대한 설명이 없다. 이 같은 제약협회의 행태를 두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다.
"제약협회가 '제 살 깍아먹기'식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겠냐"는 소문과 함께 "뭔가 더 있기 때문에 조사결과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 등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제약협회의 진상조사 결과 고발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해당 제약사들은 자체 징계는 물론 복지부에 통보, 약가 인하 수순을 밟게 된다.
협회는 실태조사 결과, 신고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회원사를 보호하기 위해 이를 축소하거나 은폐해야 할 입장이기 때문에 언급 자체를 피하고 있다는 것이 전반적인 업계의 관측이다.
반면 거명된 제약사들은 애당초 제약협회의 리베이트 신고내역 공개가 협회 부회장으로서 처신해야 할 행동으로는 경솔했다는 입장을 피력한다.
한 상위제약사 관계자는 "제약협회가 회원사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회원사를 압박하려고 하고 있다"며 "도대체 협회가 회원사들에 불리할 것이 자명한 내용을 왜 언론에 공개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회원사들의 불만이 불거지자 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고 접수 이후 기자들이 8개 제약사에 대해 묻는 경우가 많은데 정황이 밝혀지기까지 절대 밝힐 일이 없을 것"이라며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문 부회장은 "리베이트가 꿈틀거리는 움직임을 보여 8개 제약사에 대한 고발 사실만 밝힌 것"이라며 "의료기관에서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기세가 더이상 재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결정한 것"이란 설명을 통해 해당 제약사에 대한 사안은 더 이상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의도가 느껴진다.
문 부회장 발언 이후 제약협회 관계자들은 실태조사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봐라"라는 등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유통부조리신고센터 담당자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해 줄 수 없다"며 "조사가 모두 끝나고 결과가 나오면 협회 차원에서 밝힐 것으로 안다"고 답변을 피하는 상태.
신고가 접수된지 한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제약협회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역시 제약협회의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협회는 더 이상 '모르쇠'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기에는 늦었다.
리베이트가 거론되고 있는 제약사를 처음부터 공개하지 말았어야 하지만 문제가 불거진 작금의 상황에서는 차라리 속시원하게 결과를 밝히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제약협회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제약협회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카더라'식 소문을 통해 제약계 전체에 피해를 가중시키는 것보다 해당 제약사를 밝히던가, 이도 아니면 현재 조사 진행상황 만이라도 공개, 후유증이 최소화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승재기자 lee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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