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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장서 박수받은 '임의비급여 판결'
[ 2009년 11월 10일 21시 54분 ]
대한혈액학회 제50차 추계학술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학회장. 일순간, 회원들 사이에서 안도의 한숨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른바 '성모병원 임의비급여 사태' 중심에 있었던 김학기 교수(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가 판결문을 요약, 발표한 직후였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30일, '보건복지가족부가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의 임의비급여에 대해 부당한 수익이라고 판단해 결정한 과징금 96억원과 요양급여 20억원 환수는 인정할 수 없다'며 결정 취소를 판결한 바 있다.

핵심은 '성모병원은 백혈병 등 혈액질환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으로 난치병 치료를 제외하고는 별도로 환자들에게 급여 기준이나 허가 기준을 초과하거나 위반한 진료행위를 했다는 자료가 없다'는 판결로 재판부가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대한혈액학회 홍보이사 이영호 교수(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사진]는 10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은 의료법의 의학적 타당성에 기초한 합리적 진료를 최선의 진료로 판단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올 추계학회에서는 이례적으로 학회 차원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세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영호 교수는 "건강보험제도 하에서 의사들이 진료하는데 있어 불합리한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면서 "임의비급여처럼 사안마다 논쟁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학회 차원의 evidence를 만들자는데 뜻을 모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서는 정부를 설득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사실 성모병원 임의비급여 논란과 함께 의료계 자체 내에서도 "근거중심의료를 소홀히 한 경향이 있었다"며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이에 국내 자료를 취합해 전국적인 현황을 파악하는 일부터 학회는 접근할 계획이다.

이영호 교수는 "진균이 생기는 것을 막는 약인 항진균제를 단적인 예로 들겠다. 종류도 많고 실제 암 환자에게 필요한 약이지만 보험급여 인정이 되지 않는다"며 "항진균제의 장단점에 대해 연구하고 그 결과를 발표, 공유하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러한 방향 설정에 따라 학회에서는 항진균제와 연관된 제약사의 지원은 '절대' 받지 말자는데 뜻을 모았다. 이는 객관적인 근거를 뿌리에 두고 타당성, 효용성 입증을 위해 학회가 결집하되, 사소한 오해를 살만한 일은 만들지 말자는 강력한 의지가 녹아있다.

실제 임의비급여 논란이 최초로 불거졌던 2007년, 혈액학회, 조혈모세포학회, 소아혈액종양학회 등 혈액암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학계는 "임의비급여로 실시되는 치료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의료진들의 진료가 불법진료가 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보호를 요구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영호 교수는 이번 판결문에서 제일 만족스러웠던 대목을 이렇게 꼽았다. '담당 의사의 소신대로…'라는 점을 인정한 부분이 바로 그거다. 이영호 교수는 "환자를 위한 최선의 진료가 부도덕한 행위로 매도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적정진료가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피력했다.

그는 아울러 "성모병원의 문제는 이제 모든 회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문제이며 학회를 중심으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처해서 조속히 제도적 보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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