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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委 권고는 단지 '권고' 그치나
[ 2009년 11월 11일 21시 53분 ]
부패방지와 국민의 권리보호 및 구제를 위해 설립된 국민권익위원회가 다양한 분야에서 제도개선을 유도하고 있지만 주무부처의 비협조로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이재오)는 최근 ‘출산장려를 위한 제도개선방안’ 및 ‘요양급여 허위·부당청구 근절대책’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고 관계부처에 권고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복지부, 국토부, 노동부, 행안부 등은 ‘현실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며 권익위 권고에 대한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실제 불임치료를 받은 신혼부부도 자녀가 있는 것으로 간주해 보금자리주택 공급과 관련한 청약자격을 인정토록 한다는 권익위 권고에 대해 국토부는 즉각적으로 ‘불가’ 입장을 표했다.

국토부는 “단순히 불임시술을 받은 부부에게 신혼부부주택을 특별공급하는 것은 특별공급의 취지 등을 고려할 때 어려움이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건강보험, 산재보험, 자동차보험 등 보험별로 다르게 적용하던 진료수가를 하나로 통폐합 시켜야 한다는 ‘요양급여 허위·부당청구 근절대책’ 역시 현실화 되기 어려워 보인다.

우선 각 보험별 주무부처가 다를뿐 아니라 이들 부처에서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

복지부 측은 “권익위의 취지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진료수가 통합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며 “장기적인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산재보험의 주무부처인 노동부 역시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며 “현 체제 내에서 개선책을 찾는게 보다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기관에 대한 권익위 권고에 대해 반기를 드는 경우는 비단 이들 기관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실제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행정기관이 권익위의 시정권고에 대해 수용하지 않는 비율이 2004년 5.3%, 2006년 10.6%, 2008년 14.3%에서 지난 8월말 현재 22.6%를 기록했다.

이러한 행정기관들의 권익위 권고에 대한 불수용은 특별한 제재 조치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27조에는 권익위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공공기관의 장에게 부패방지를 위한 제도의 개선을 권고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제도개선의 권고를 받은 공공기관의 장은 이를 제도개선에 반영, 그 조치결과를 위원회에 통보하여야 하며, 위원회는 이에 대한 이행실태를 확인·점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에 대한 벌칙조항이 없어 행정기관 입장에서는 권익위 권고에 큰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한다는 것.

이한구 의원은 "일부 기관들은 상습적으로 권익위의 조치를 무시하고 있어 시정권고의 실효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도개선 권고 불이행에 대한 제재 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의 권익을 위한 조치인 만큼 행정기관들도 적극적인 수용의지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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