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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사들도 기피하는 신종플루 백신
[ 2009년 11월 12일 21시 55분 ]
이달 초부터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신종플루 예방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최우선 접종 대상인 의료진 10명 중 7명은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궐하는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감이 예방백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 일선에서 환자를 상대하는 의료진조차 백신을 기피하고 있다는 소식은 적잖은 충격을 던진다.

특히 초중고 학생 수 만명에 대한 접종이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의료진들의 예방접종 기피는 백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될 여지가 충분하다.

사실 현재 접종되고 있는 신종플루 백신은 촉박한 개발 일정 탓에 출시 전부터 안전성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보건당국은 안전성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임상을 할 만큼 했고 부작용도 철저히 검증했다”며 걱정 말라는 태도를 견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까지도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백신에 대한 우려는 크게 두 가지 설(說)에 기인한다. 하나는 백신의 효능 강화를 위해 첨가하는 항원 보강제가 위험하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길랭바레증후군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문제 제기다.

걸프전 당시 미군은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 가운데 탄저병 분말 폭탄이 있으리라 예상하고 병사들에게 탄저병 예방접종을 시켰다.

그런데 접종 후 많은 군인이 시름시름 앓았고 역학조사단을 급파해 조사한 결과 면역령 증강을 위해 첨가된 항원 보강제가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항원 보강제에 거부감이 생긴건 당연지사다.

물론 지난 2006년 WHO가 탄저균 백신엔 면역증강제 MF59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 공식발표했지만 백신 공포증을 상쇄시키지는 못했다.

신경 손상 질환인 길랭바레증후군을 둘러싼 논쟁도 비슷하다. 백신으로 인해 이 질환이 발병한 것은 1976년. 그해 미군 한 명이 돼지독감으로 사망하자 미국 정부는 즉각 백신을 다량 생산해 접종했다.

국민의 25%를 접종한 10주 뒤, 예기치 못한 재앙이 터졌다. 500명 이상이 그 병에 노출되고, 그중 25명이 사망한 것이다. 접종은 중단되고 백신에 대한 불신은 폭증했다.

그러나 백신으로 인한 ‘대형 사고’는 그뿐이었다. 이후 어떤 백신 접종에서도 길랭바레증후군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의료진들은 지금 상황에서는 조금 더 지켜보는게 안전하다고 판단, 예방접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76년 미국의 사고도 접종 10주 뒤에 발생했으니 말이다.

“전혀 문제없다”는 보건당국과 “일단 지켜보자”는 의사들 사이에서 국민들의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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