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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제·총액계약제 더 이상 못 미룬다"
[ 2009년 11월 20일 03시 05분 ]
"현재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가장 변화가 시급한 것이 바로 지불 체계 변화와 의료전달체계 문제다. 이제 행위별수가제는 한계에 직면했다."

먹구름이 예고돼 있는 건강보험 재정 전망을 내놓으며 건강보험공단이 단골의사제 및 주치의제도, 총액계약제 도입 추진 의지를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정부 당국과 보험자가 중심이 돼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데 중지를 모으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

건강보험공단 정형근 이사장[사진]은 20일 금요조찬세미나 1주년을 기념해 열린 의료전달체계의 현황과 개선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건강보험제도가 향후 20년, 100년을 넘어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할 것인가는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공단 내부적으로 향후 건강보험의 중장기 재정을 추계한 결과, 당장 내년도 재정 전망을 해보면 수가인상 1.86%, 보험료 동결을 가정할 경우 3조4000억원의 당기 재정정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2011년 이후 수가와 보험료 인상 동결을 가정할 경우, 2011년에는 4조4000억원, 2012년에는 6조1000억원, 2013년에는 8조1000억원의 당기 재정적자가 예상된다.

정형근 이사장은 "여기에 인구 고령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현제 65세 이상의 노인인구 비중은 10.2%, 520만명을 넘었고 진료비는 전체 진료비의 30%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성질환자의 증가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연평균 10%가량의 만성질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고, 이들이 사용하는 약제비, 진료비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형근 이사장은 "의료 공급측면에서는 PET, 감마나이프, 복강경 수술 등 신의료기술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고, 국민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아져 의료 수요와 공급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으로써 보험급여비 역시 매우 높게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대형병원이 의료 서비스의 ‘블랙홀’이 됐다고도 언급했다.

전 세계적으로 병실이 가장 많은 대형병원들이 계속해서 경쟁이라도 하듯이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형근 이사장은 “이러한 초대형병원 중심의 의료 환경 변화가 의료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과연 이런 현상이 정상적인 것인가에 대해 그 누구도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제도에 대해 전반적인 고민과 변화를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단골의사제나 주치의 제도 등의 도입에 있어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이제는 제도 도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정형근 이사장은 "현재 행위별수가제는 한계에 와 있다"면서 "급여 기준과 관련 심사 삭감 등을 둘러싸고 보험자와 공급자간 다툼이 있어 그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적정 의료의 수준이 과연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회의적인 것이 사실이다. 지불체계의 변화에 대해 보험자, 공급자, 그리고 수요자인 국민 사이에 합의와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것.

결국 지불체계의 변화 없이는 수가 계약 제도의 개선도 이룰 수 없음을 정형근 이사장도 인정한 셈이다.

정형근 이사장은 "이번 수가 계약을 할 때 가입자단체에서는 '총액계약제 도입'을 계속해서 주장한 바 있다"면서 "보험자의 입장에서는 가입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 당국이나 보험자가 중심이 돼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주도해 나갈 필요가 잆다”며 “공단은 보험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면밀히 검토하고 연구해 제도 발전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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