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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 교수들 앞에서 구연발표 의대생
[ 2009년 11월 25일 21시 45분 ]
최근 대한감염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열린 제주 신라호텔에 앳된 얼굴의 남학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학생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백발이 뒤섞인 의대 교수들을 가로질러 발표장에 올랐다. 그리고 1저자로서 연구한 '균혈증 환자에서 전신염증반응증후군(SIRS)의 의미'라는 연제를 구연 발표했다.
발표는 성공적이었고, 학회 회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제주의대 의학과 3학년 송은곤 학생. 의대생이 학회 학술대회에서 구연 발표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1저자로 직접 논문을 연구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송운곤 학생은 "지도교수로부터 논문에 참여하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이렇게 주도적으로 연구할 기회가 생길지 몰랐다"며 "개인적으로 관련 동아리에 가입해 지속적으로 공부를 해왔다"고 말했다.
실제 송 학생은 포스터 붙이는 일이나 도울 줄 알았는데, 주저자로 연구에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부담이 컸다고 한다. 논문을 체계적으로 작성하고 연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자를 만나고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부담이 많았지만 보람도 컸다고.
성공적인 발표 이후 친구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었다. "할 수 있겠느냐"라고 의심을 눈초리를 보내던 학우들이 일부 부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송운곤 학생은 "300명 정도의 환자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했지만, 정확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컸다"며 "결론적으로 보람이 크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걱정하던 친구들이 나중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송 학생은 미래의 의대 교수를 꿈꾸고 있다. "건방지게 보일 수 있어 기사에는 쓰지 말아달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진료과는 수련병원에서 인턴을 거치면서 신중하게 선택할 생각이다.
제주도 의대생들이 그러하듯 송 학생도 앞으로 제주에 남을지 아니면 육지로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수련받을지가 고민이라고 한다. 또래 학생들의 첫 번째 고민은 진로, 두 번째 고민은 연애라고 귀띔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성세대(교수 등)에게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의대생이 비교적 시간을 내기 수월한 것 같습니다. 여러 학회가 학생에게 열려있지만 기회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들이 조금만 더 신경써 주시면 좋은 연구에 참여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많이 부려먹어 주세요."
지도교수인 신상엽 교수는 "이번에 발표한 연제는 송은곤 학생의 주도로 연구가 이뤄졌고, 일반적으로 교수가 직접 하는 구연 발표를 학생 신분에서 경험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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