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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국가가 법으로 연명치료 중단 의무 없다"
[ 2009년 11월 29일 21시 48분 ]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환자 스스로 중단할 권리는 있어도 국가가 이를 법으로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지는 않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29일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연명치료 중단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부작위 위헌확인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에 대해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자기결정권이 죽음에 임박한 환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지만, 국가가 이를 보호하기 위해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입법의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는 재판관 9명 중 8명의 의견이다.
재판부에 따르면 죽음에 임박한 환자의 연명치료 중단은 법원의 재판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재판에서 나타난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해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자연스런 죽음을 맞이하는 문제는 생명권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질서와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이는 법학과 의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종교, 윤리, 인간 실존에 관한 철학적 문제까지도 연결되는 중대한 문제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때문에 이와 관련된 입법은 사회적 논의가 성숙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이뤄져야 한다는 판시이다.
9명 중 1명의 재판관은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진입한 환자의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문제를 자기 결정권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면서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국회가 입법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연명치료 중인 환자 본인이 구하는 심판청구는 기본권침해 가능성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세브란스병원 김 할머니(77세)의 자녀들이 낸 헌법소원도 각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자녀들은 입법부작위로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자연스런 죽음이 아닌 병상에 누워있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정신적 고통을 감수하고 환자의 부양의무자로 연명치료에 소요되는 의료비 등 경제적 부담을 안을 수 있는 점에 이해관계가 있지만 정신적 고통이나 경제적 부담은 간접적 이해관계라고 판시했다.
때문에 연명치료 중인 환자의 자녀들이 제기한 헌법소원은 자신 고유의 기본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김 할머니는 2008년 2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폐암 조직검사를 받던 중 과다 출혈로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고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이후 인공호흡기와 수액, 영양 공급 등의 연명치료를 받아오다 국내 최초로 연명치료 중단을 인정받아 지난 6월 23일 인공호흡기를 제거했지만 5개월 여째 자발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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