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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에서 환자 배려하는 의학교육 필요"
[ 2009년 12월 07일 23시 10분 ]
의사= 하복부에 큰 종양이 있어요. 암이네.
환자= 그럼 제가 나쁜 병에 걸린 건가요?
의사= 그렇지. 수술해야지. 혹시 부정한 짓 한적 있어?
환자= 네? 부정한 짓이요? 그게 뭔데요?
의사= 이사람 저사람이랑….


국내 처음으로 실시된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실수를 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험생이 할 수 없는 신체진찰 고지 및 교육에도 불구하고 돌발행동이 많았다.

한양의대 가정의학교실 박훈기 교수는 최근 임상수행능력평가를 위한 서울경기 컨소시엄 주최 및 한국의학교육학회와 한양대 의대 후원으로 열린 ‘제6차 CPX 심포지엄’에서 “표준화 환자의 약60%가 수험생 의사로부터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가 2010학년도 의사국시 실기시험의 표준화 환자 총105명을 대상으로 시험 종반부에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험생에게서 무례함을 느꼈다(29.5%),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14.3%), 수험생의 위험행동을 경험했다(10.5%), 수험생에게 몸을 다쳤다(10.5%), 위협적인 행동을 경험했다(9.5%),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꼈다(8.6%)는 응답이 쏟아졌다.

우선, 대화방식에서 문제가 많았다. 일부 수험생은 입실 후 표준화 환자에게 거의 반말 수준으로 대화하는 무례함을 보였다.

아직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의사로서 가져야할 자신감이 지나쳐 상대방을 비웃거나 무시하는 듯한 말투와 표정이 드러나기도 했다.

환자를 진찰한다는 명목으로 자꾸 위아래로 훑어본다든가, 너무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고 대화해 부담스럽고 불안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또한 혼외정사나 부부관계 등 사적인 질문을 할 때 배려하는 마음 없이 통상적으로 말한다든가, 부인과나 직장수지 진료 설명시 ‘쑤신다’, ‘집어넣어서 벌린다’ 등 적절하지 못한 단어를 사용하는 실수도 나왔다.

과격한 신체 진찰이나 과도한 노출을 요구해 문제가 된 사례도 여럿이었다.

진찰에 필요하지 않는데도 굳이 웃옷을 벗으라고 한다든가, 어떤 진찰을 하겠다는 말도 없이 수험생이 직접 환자의 바지춤을 내린다거나, 심호흡하라면서 가슴 구석구석에 청진하기도 해 표준화 환자들을 당황케 했다.

학생 의사의 잘못된 행위로 표준화 환자 11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신경검사를 할 때 기구를 너무 세게 두드려 표준화 환자가 멍이나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눈검사를 할 때는 눈에 불빛을 바로 비추거나, 손톱이 긴 줄 모르고 눈 부위를 누르거나 긁어 시력에 장기간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경으로 귀검사 도중에는 귀를 너무 세게 잡아당겨 ‘우둑’ 소리와 통증을 유발시키기도 했다.

박훈기 교수는 수험생 의사의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환자를 대하는 기술 이외에도 실제 환자를 배려하는 마음과 태도에 대한 기본 의학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심포지엄이 제시한 ‘한국형 환자-의사관계 항목’은 △눈높이 맞추기 △전인적 접근 △인간적 유대감 △의사소통 기술 △효과적 정보수집 △불쾌감을 주지 않는 태도 △예절 및 존중 △비권위적·비관료적 태도 △전문가적 자세 등이다.
이주연기자 gold@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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