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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액계약제 도입 위해 당연지정제 폐지"
[ 2009년 12월 08일 21시 53분 ]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높이고 동시에 과잉진료에 대한 대처를 위해서는 현 행위별수가제에서 총액계약제로의 전환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김진현 교수는 8일 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건강보험 진료비 지불제도의 운영 실태와 개편 방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진단하고, 총액계약제 도입을 위한 접근 전략으로 '당연지정제 폐지'를 제안하고 나섰다.
특히 의료 공급자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논리와 정책 수단으로 '당연지정제 수정 및 폐지'를 접근 전략으로 제시한 것. 지불 제도 개편에 따른 의료공급체계 정비를 동시에 추진하자는 얘기다.
의료 공급자에게는 ▲당연지정제 수정 및 폐지와 함께 ▲원가절감 인센티브 ▲진료 자율성 ▲의료 공급자 간 수입 격차 축소 등을 제안했다.
김진현 교수는 "현 DRG 포괄 수가제는 소비자나 보험자의 입장에서 평가하면 총체적으로 실패한 정책"이라면서 "장점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소비자의 비용 부담 증가,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 과잉 진료 등 행위별 수가제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행위별 수가보다 더 많은 가격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합병증 발생률 등 의료 서비스의 질이 개선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험자 역시 재정 투입을 증가시켰음에도 이점이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진현 교수는 "사후수가제에서 사전수가제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으며 실패한 시범사업은 깨끗이 인정하고 미련없이 포기해야 한다"면서 "DRG를 폐기하거나 혹은 강제 시행토록 하고, 요양병원형 수가도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형별 수가계약제도의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진현 교수는 "종합전문, 종합, 병원, 요양병원으로 병원급을 세분화하고 의원급의 경우 건강보험 급여 수익 비율에 의해 구분해야 한다"며 "전년도 수가를 준용하는 등 계약 결렬시의 안전장치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세부적으로는 총액계약제 도입이 용이한 진료부문부터 시작해 한방, 치과, 약국→의원→병원 등으로 점차 확대하고, 총액제하의 지불 방식으로는 기존의 지불방식을 유지하면서 진료부문별로 예산을 배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의료전달체계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진현 교수는 "1차 의료의 상당 부분을 동네 의원이 아닌 병원급에서 제공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십수년간 건강보험제도의 수많은 변화 속에서 대체로 의원급에는 불리하고 병원급에는 유리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장성 강화에서도 동네 의원에 대한 '특별한' 정책은 없었다"며 "제도적인 변화가 결과적으로는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인식과 맞물려 전체 의료 서비스 공급 구조가 비효율적으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이미 행위별 수가제, 포괄 수가제, 일당제를 시행해 실패한 경험으로 판단해 보면 이제는 총액계약제를 도입할 단계에 와있다는 의미다.
그는 "DRG 포괄 수가제가 행위별 수가제의 대안으로 그 효용을 다했다"며 "선진 각국에서 지난 수십 년간 여러 가지의 지불 제도를 시도해 보고 최종적으로 선택한 제도 역시 예외없이 총액계약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진현 교수는 "당연지정제를 폐지하고, 계약제로 원하는 기관만 건강보험 기관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면서 "전체적으로 총액제를 도입하는 시점에서는 제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대만의 경우도 아무 문제 없이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때로는 당연지정제가 불량 의료 기관을 과보호하는 제도로 왜곡돼 있다"면서 "진료비 지불제도의 개편과 함께 궁극적으로는 요양기관 개별 계약으로 가는 것이 진료비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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