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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의료전문통역사의 '꿈'
[ 2009년 12월 17일 21시 53분 ]
“전문교육 받은 사람은 달라도 뭐가 다르더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1기 의료전문통역사들의 몫인 것 같습니다. 전문가로서 확실한 영역을 확보하고 닦아나가는 것이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첫 의료전문통역사가 배출됐다.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이 해외환자 유치 사업을 위해 의료전문통역사 양성과정을 개설한 것이 첫 시작이었다.

12일 수료식을 마지막으로 의료전문통역사라는 이름표를 달게 된 김미화씨[사진 左] 와 김나제스다씨[사진 右]는 총 6개월, 200여 시간의 의미를 이처럼 밝혔다.

전문가로서의 역할과 그 책임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각자 나름의 필요성을 절감해 시작했지만 결국엔 첫 의료전문통역사로서의 막중한 기대치를 스스로 이뤄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김미화 통역사는 “병원 국제진료실에서 근무하다 보니 의료통역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면서 “원래 일어를 배우기도 했지만 생활 일어와 의료용어 사이의 틈을 발견하게 되면서 그 것을 메워보고자 양성과정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미화 통역사는 현재 한 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 중이며 국제진료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병원에 일본인 환자들이 찾아들기 시작하면서 일어 분야 통역사의 길을 택한 것이다.

김나제스다 통역사 역시 의료인으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소아과 전문의 인생을 살아오다가 6년 전 한국에 들어오면서 통역사의 길로 방향 전환했다.

김나제스다 통역사는 “한국어와 러시아어가 가능하고 전문의다 보니 의료 통역 명칭은 달지 않았지만 관련 일들을 해오고 있었다.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봐오다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짐작처럼 의료전문통역사가 되는 길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의대 본과 3학년 수준의 의료 용어를 6개월 안에 습득했고, 질환별 강의를 들으면서 의료분야의 전문성을 높였으며, 실습과 실기교육을 동시에 소화했다.

두 통역사는 “개발원측에서 만들어 놓은 커리큘럼 덕택에 전문성이 많이 길러졌다”면서 “특히 질환ㆍ기관별 강의를 서울대 지제근 교수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통해 배울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실습교육의 경우, 환자로만 가던 사람들이 진찰, 검사 등 의료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면서 “다만 실기교육이 다소 부족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 2기 때는 실기교육을 강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그들은 전했다.

사실 의료전문통역사는 국내 의료진과 외국인 환자 간의 의사소통을 담당하며 의료 서비스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인력이다. 중간 징검다리 역할에서 확실한 정보 전달과 교감이 없으면 자칫 의료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나제스다 통역사는 “외국어를 한다고 해서 의료통역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대형병원에서조차 전문가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앞으로 해외환자 유치가 본격화돼 환자 수가 늘어나고 중증환자의 진료가 많아질수록 의료전문통역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김미화 통역사는 “의료통역사는 현재 멀티플레이어격이다. 아직까지는 확고한 역할 분담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자 유치 및 관련 상품 개발 등 코디네이터와 맞물린 작업까지 통역사들이 해야 할 것”이라며 전문성 확보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에 의료전문통역사 1기는 전문성을 높이고 의료계 내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나의 협회를 만들 예정이다. 개발원측 역시 의료통역사인증제도를 연구ㆍ개발하고 있어 인증을 받은 전문가들이 협회에 등록, 수요와 공급을 원활히 하는 네트워크를 준비할 계획이다.

그들은 “처음의 취지를 퇴색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보수 교육 등 개발원측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인력 관리 시스템이 구축돼 보다 나은 의료통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내비쳤다.

해외환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의료관광산업이 활성화될 머지않은 시기, 현장의 중심에 서 있을 그들을 기대해본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그 현장 속을 누빌 전문가, 의료전문통역사의 모습을 바라는 이들은 결국 자신들일 것이다.

“꽃이 피기도 전에 시드는 것이 두렵다”던 그들이기 때문이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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