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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자 장기기증 팔 걷어부친 전북대병원
[ 2009년 12월 21일 03시 12분 ]
지난 10일, 평소 다정다감했던 이근우 학생(24)의 부모들은 아들을 떠나보내며 깊은 슬픔에 빠져야만 했다. 전주대학교 영상 애니메이션 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근우 학생은 9일 새벽까지 작품전을 준비하다 집에 돌아오던 길에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전북대병원 응급실로 실려와 수술하려 했지만 심장 마비로 인해 수술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다. 듬직한 아들의 뇌사 판정에 가족들은 실의에 빠졌다.

전북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 코디네이터들과 의료진은 조심스럽게 뇌사 장기기증을 권유했다. 근우 학생의 부모들은 “다른 사람에게 가서 살아 있으면 내 아들이 살아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어렵고도 숭고한 판단을 내렸다.

근우 학생이 기증한 신장은 전북과 충북에 거주하는 만성콩팔질환 환자에게 새 삶을 줬다. 또한 대한인체조직은행에 조직과 피부도 기증해 화상환자 등 수 많은 환자들이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2009년 한 해 동안에도 전북대병원의 뇌사자 관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 삶의 희망을 선사했다. 올 한 해 동안만 전북대병원에서 근우 씨와 같이 뇌사 장기기증을 한 사람은 19일 현재 모두 21명. 21명의 뇌사자와 그 가족의 숭고한 결정으로 모두 82명의 만성질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지난 10월 말 현재 전국적으로 뇌사 장기기증을 한 사람이 217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역 병원 가운데 전북대병원이 뇌사자 관리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의료기관인 셈이다.

전북대병원의 뇌사 장기기증자 수도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2006년과 2007년 각각 8명에 불과했던 뇌사 장기기증자가 지난해에 18명, 올해는 21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뇌사 장기 기증자가 늘어난 것은 불의의 사고와 급성 심근경색 등 급성 질환으로 뇌사에 빠진 환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들뿐만 아니라 관련 진료과 의료진들도 뇌사자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는 등 노력하고 있다.

전북대병원 김영곤 병원장은 “신장, 간, 심장, 폐, 췌장 등 만성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이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뇌사자 관리를 적극적으로 진행할뿐 아니라 기증해 주신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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