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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고소당한 A대학병원 '진실게임'
[ 2009년 12월 22일 22시 00분 ]
수수께끼 같은 일이 벌어졌다. 같은 약을 환자는 2005년, 병원에서는 2007년 환자가 받아 갔다고 주장한다. 2007년 진료기록에 대한 고지의무 위반으로 사보험 해지를 당하게 된 환자 측 보호자는 급기야 서울 A대학병원을 상대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서로 다른 근거를 대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자의 입장과 사건 전황을 데일리메디가 밀착 취재했다.
[편집자주]
잦은 병치레로 서울 A대학병원을 찾는 노모군(16). 그는 지난 10월 기흉이 재발해 A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아버지 노모씨는 아들의 병원비를 청구하기 위해 B보험사에 전화를 걸었다. B보험사의 민간 의료보장보험에 가입한지 불과 닷새가 지난 뒤 일어난 일이었지만, 애초 기흉 병력을 고지하고 가입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판단했다.
병원비를 청구하는 과정을 밟던 중 노씨는 B보험사로부터 뜻밖에 고지의무 위반으로 자동해지를 당했다. 2007년 노군이 60일 이상 결핵약을 복용한 것을 보험사 측에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노씨와 아내, 당사자인 노군은 곰곰이 더듬어 봐도 2007년 결핵약을 복용한 기억을 떠올릴 수 없었다. 기록에 따르면 노군은 2007년 5회에 걸쳐 300일가량 결핵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돼 있다.
노군은 "4~5년전 병원에서 결핵약을 처방받아 3개월 정도 먹은 기억은 나지만 2007년은 절대 아니"라며 "불과 2년 전 일인데 기억을 못하겠냐"고 말했다.
노씨는 병원 측에 당시 납입한 진료비 영수증 및 진료기록 등을 청구해 확인해본 결과, 카드 영수증과 처방전이 모두 조작됐다고 확신했다.
영수증 서명이 본인의 것과 미묘한 차이가 있고, 카드 결재와 취소 승인번호가 원칙에 맞지 않는 등 몇 가지 오류를 발견한 것이다.
노씨는 "투약기간인 2007년 6월 23일에 아들이 기흉으로 6일간 입원했는데, 이 때 간호기록지를 보면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 같은 병원에서 처방한 결핵약을 먹고 있었으면서 복용약이 없다고 적혀있는 것은 넌센스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보험사가 보험을 해지시키기 위해 병원과 은밀한 뒷거래를 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병원이) 사문서 위조를 전문으로 하는 쪽이 아니다 보니 처리 과정에서 몇 가지 조작 증거를 남긴 것 같다"고 추측했다.
병원 "한 치의 허위도 없다"…승인번호 오류 의문 남아
A대학병원은 노씨가 제기한 혐의를 일체 부정했다.
대학병원에서 허위로 처방전을 발급하고 있지도 않은 진료기록을 만들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해당 약을 처방한 C교수는 "한 치의 허위도 없을뿐더러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수천명의 환자 얼굴을 일일이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처방전을 허위로 작성할 이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서명은 노씨가 가를 나라고 서명한 것 갖고 우기는 거고, 승인번호가 틀린 것은 카드사에 문의하라"면서 "우리도 무고죄로 맞고소하겠다"고 반박했다.
노씨가 경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한 카드승인번호 오류는 여전한 미스터리다. 2007년 1월 29일에 결재한 영수증과 2월 1일에 취소한 영수증의 승인번호가 동일하게 기재돼 있다.
해당 카드사 관계자는 "결재 후 바로 취소하면 승인번호가 같을 수 있으나 하루 이틀 정도 차이가 난다면 전표가 카드사로 매입된 상태이기 때문에 승인번호가 반드시 다르게 부여된다"고 설명했다.
노씨가 카드사에 요청해서 받은 내역서 기록에는 두 승인번호가 각각 다르게 부여돼 있다. 영수증과 사용내역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약국에서는 노씨가 전액 현금결재한 것으로 처리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노군이 전혀 약을 먹은 기억이 없다고 하지만, 약국에서 처방전 기록이 다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고 피고소인 조사에서도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며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시킬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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