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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 던져진 '3세대 수술로봇 전쟁'
[ 2009년 12월 24일 22시 14분 ]
차세대 수술로봇 시장을 주도할 개발 경쟁이 의료기기 선진국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다빈치가 독점했던 2세대 수술로봇을 넘어 3세대 싱글포트 수술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각기 마무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단기간에 압도적인 수라고 할 만큼의 기기를 구입하고 로봇수술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한국은 어떨까.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국산 수술로봇 개발의 현주소를 데일리메디가 짚어봤다.[편집자주]

다빈치 상용화로 전 세계 수술로봇 시장을 독과점한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사가 지난해 올린 다빈치 로봇관련 매출은 8.75억불(약 1조원)에 달한다.

수술로봇 분야는 지난 5년간 세계적으로 평균 38% 이상 급성장해왔고,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50~70%의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는 보고가 있다. 복강경 로봇수술이 성공하면서 최근 수년간 외과수술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해온 까닭이다.

현재 일본 도쿄공대에서 어셈블리형 수술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GE, SIEMENS 등 다국적 기업들도 의료서비스 로봇 시장에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사는 하나의 포트를 통해 여러 개의 수술도구를 조작할 수 있는 싱글포트 수술로봇기술을 개발, 내년 3월 다빈치를 개량한 신제품을 출시한다.

국내에서 의료용 로봇 시스템에 관한 연구는 아직 초보단계에 머무는 수준이다. 지난 2006년 카이스트 텔레로보틱스 및 제어연구실에서 미세수술용 원격수술 로봇시스템을, 올해 국립암센터에서 초소형 복강경 수술로봇 시스템 프로토타입을 개발했지만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중소 벤처기업인 (주)래보가 지난해 복강경 수술로봇 시스템 시작품 개발에 성공해 전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는 다빈치에 대응하는 것으로, 내년께 전개될 3세대 수술로봇 시대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미 3세대 수술로봇 전쟁이 벌어진 상황에서 다빈치도 따라잡지 못한 한국이 향후 수술로봇 시장 재패를 노릴 수 있을까?

이와 관련, 지식경제부는 최근 내년도 R&D 산업원천기술사업의 12개 후보 과제 중 하나로 최소침습 수술용 다완 수술로봇 시스템 기술개발을 선정해 의료용 로봇 시장의 가능성을 점쳐본 바 있다.

기본 설계기술 및 산업용 로봇기술, IT 기술 등 개발을 위한 주요 기술은 국내 연구진이 확보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다빈치 이상의 기능을 갖는 수술로봇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는 것이다.

이는 로봇 시장에서 수술로봇 분야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특화되고 있는 품목임을 감안할 때 국가적 차원에서 개발 지원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표준의 경우 소수의 개별기업이 자체적으로 대응하기에는 개술개발부터 상품화까지 장기간의 투자가 소요돼 사업 전반을 관장하는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요구에서다.

의료로봇 기획위원회 관계자는 “수술로봇은 선두업체가 시장을 독과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경쟁국 및 경쟁업체의 기술개발 착수 초기인 지금이 선제적 기술개발 및 사업화의 최적기”라며 “정부 주도의 적극적 기술개발 투자를 적시에 실시함으로써 세계 시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빈치로 대표되는 복강경 수술로봇은 집도의가 매스터암이라는 수술조정장치를 통해 신체에 투입된 로봇들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형식으로 작동된다.

수술로봇의 핵심은 신체에 투입되는 엔드이펙터라고 불리는 수술도구를 작고 정교하게 만드는 메커니즘 설계기술이다. 다빈치의 경우 직경 8mm의 수술도구가 개발돼 있다.

직경은 환자의 몸에 상처를 내는 절개부위와 직결된다. 따라서 최소침습 술기의 핵심은 로봇수술도구의 직경을 최소화해 하나의 구멍에 여러 개의 서지컬 도구를 투입하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주도 적극적인 기술개발 통해 세계 시장 확보해야”

지식경제부 지원과제에 뛰어든 의료로봇 기획위원회는 이 점에 착안, 현재 상용화된 다빈치 기기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의사의 손동작만을 기계적으로 전달하는 다빈치는 실제 수술을 시행하는 외과의사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기획위원회 관계자는 “로봇이 장기를 건드릴 때 접촉감이나 반력을 다시 매스터장치에 전달해 주는 햅틱피드백 기능이 필요하다”면서 “보다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을 위해서는 햅틱 기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3자유도에 머무르는 엔드이펙터가 좀 더 많은 자유도를 갖도록 개발해야 한다는 것 또한 의사들이 한목소리로 제기한 사항이다. 주변장기를 피하고 수술부위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보다 자유도가 높은 수술암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료로봇 기획위원회는 이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2세대 다빈치에서 업그레이드된 국산 수술로봇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개발기간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해마다 30~40억원의 막대한 연구비가 투입돼야 하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위원회 측은 최종 산출물로 전임상 수준의 최소침습 수술용 단일통로 다완 원격 수술로봇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술로봇 플랫폼과 직경 16mm이내 다완 엔드이펙터, 햅틱마스터 조작기 및 직경 12mm 이내의 HD급 스테레오 수술 영상 시스템을 포함한다는 구상이다.

그 전까지 지경부에서 12개의 경쟁 후보과제들을 제쳐야 함은 물론, 리스크를 안고 투자를 감행할 기업 물색부터 복잡한 특허권 취득 단계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기획을 주도한 김영우 위원장(국립암센터)은 “수술로봇 개발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인 국내 의료기술과 IT기술을 융합해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할 만한 매력적인 아이템”이라며 “국가전략의 일환으로 10년 후 본격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추진 로드맵을 실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12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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