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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산업화 시동 건 올 국회 복지위는
[ 2009년 12월 27일 22시 00분 ]
올해 보건의료계는 상당한 변화를 겪어야 했다. 본격적인 의료산업화와 함께 기존 시스템을 뒤바꾸는 굵직한 정책과 법안이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의료계 현안법을 심의하는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가 있었다. 올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를 거친 법안들은 의료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료관광 빗장을 푼 의료법 개정안을 비롯해 의료사고, 리베이트 법안 등이 본회의를 통과했거나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상반기 의료계를 달군 원외처방약제비 환수법안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은 상태이다. 하반기 복지위 국정감사는 의료계의 오랜 숙제인 선택진료비와 리베이트를 공론화 했다. 더욱이 리베이트를 뇌물로 용어를 통칭하는 등 예전과는 사뭇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면허재등록 법안 등도 발의돼 의료계는 어지러운 한 해를 보냈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의료계 특성상 시간을 두고 발의되던 법안들이 한꺼번에 수면위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올해 복지위는 다양한 이슈를 생산했다. 국회를 주시하는 의료계의 눈길이 더욱 많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가 의료를 산업으로 주목한 이후 개별 법안이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도 더욱 커졌다. 데일리메디는 지난 1년간 의료계를 달군 의료계 법안과 복지위 활동을 돌이켜봤다.
[편집자주]
의료법 개정과 의료관광 시대
올해 상반기 복지위 최대 이슈는 의료관광 허용을 포함한 의료법 개정이라는 의견이 많다. 보건당국은 야당의 부정적인 시각을 국부창출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의료관광을 포함한 의료법 개정안을 관철했다. 이를 통해 지난 5월부터 의료관광 시대가 열렸다.
의료관광은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산업화 정책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해외환자에 한해 유인․알선 행위를 허용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의료를 산업적인 시각에서 본 첫 정책사례인 셈이다. 의료법 개정안은 대형병원의 JCI 열풍을 이끌어냈으며, 보건의료인이 참여하는 의료에이전시업체 설립 붐도 생겨났다.
세브란스 김 할머니와 존엄사법
올해 의료계가 가장 많은 대중적인 관심을 이끌어낸 것은 바로 존엄사였다. 의료계 주도의 국가적 이슈가 생겨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급기야 의료계는 존엄사 관련 지침을 마련해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은 지난 2월 존엄사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말기환자의 정의를 비롯해 국가의료윤리심위원회 설치, 연명치료 시행 여부, 적극적 안락사 처벌 등을 담았다. 지난 6월에는 같은 당 김세연 의원이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권리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존엄사 관련 법안 2개가 상임위에 계류 중인 상황이다. '인간의 목숨을 인위적으로 끊일 수 있느냐'의 논란부터 존엄사 지침 실효성 여부 등 해결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많다. 이 법안은 최근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었지만,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후순위로 밀려났다.
논란 여전한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법안
복지위 상반기 또 다른 이슈는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법안(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발의 박기춘 의원)이다. 약제비 환수법안은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중소병원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 모든 단체가 반대 목소리를 낸 이슈 법안이었다. 올해 상반기부터 논의를 거듭한 끝에 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됐지만 두 번이나 논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그만큼 의료계의 반대가 거셌기 때문이다. 급기야 변웅전 보건복지가족위원장이 의협 행사에서 법안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법안은 상반기 의료계와 복지위 여야를 뜨겁게 달군 이후 현재까지 논의가 중단된 상태이다. 사실상 내년 상반기에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의료계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해 법안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복지위 역시 예민한 법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굳이 법안 논의를 시작하는데 부감을 큰 상황이다.
병원계 자금줄? 의료채권법
상반기 정부가 입법예고한 '의료채권 발행에 관한 법률안'도 의료계가 주목한 법안이다. 특히 경영난에 허덕이는 중소병원계는 법안 제정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 법안은 금융권 대출 외에 다른 자본조달 수단이 없는 비영리법인 의료기관이 신용에 따라 회사채 성격의 의료채권을 순 자산액의 4배까지 발행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의료기관 개설과 의료장비 및 의료시설 확충, 의료인과 직원의 임금, 의학에 관한 조사연구 등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채권법은 영리병원 정책의 연장선에서 해석되면서 야당의 강한 반대를 불러일으켰다. 반면 중소병원계는 신규 자금조달 창구로서 어느 때보다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달 이명박 대통령이 “영리병원 정책을 신중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한 이후 다소 동력이 떨어졌다는 것이 복지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입증책임은 누구에게…의료사고법
의료계를 뜨겁게 달군 또 다른 법안은 바로 의료사고 관련 법안들이다. 현재 국회에는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발의한 '의료분쟁 조정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09. 6. 4)'과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발의한 '의료사고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09. 5. 22)'이 계류 중이다. 더불어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한 시민연대와 함께 제출한 ‘의료사고피해구제법 국민청원안’을 제출했다.
의료사고법안은 지난 1994년 14대 국회에서 최초로 발의된 이후 15~17대 국회에 연이어 논의됐다. 그러나 의료계의 강한 반발로 논의가 매번 중단됐다. 그러나 의료관광이라는 변수가 생겨나면서 현재 법안 제정이 불가피한 상황. 복지위 소속 여야 의원실도 법안 제정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의료사고 입증책임을 의료인 또는 환자에게 명시하는 것을 놓고 여야 간 견해차가 크다. 현재 이 법안은 절반가량 논의가 이뤄진 상황. 새로운 변수로는 반의사불벌 형사특례를 인정하는 ‘형사처벌 특례 조항’을 반대하는 의견이 생겼다는 점이다. 여당 의원실에서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논의 미뤄진 리베이트 쌍벌죄 법안
현재 복지위에는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의·약사에게 면허정지 1년을 부과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민주당 김희철, 박은수 의원이 각각 발의한 의료법 및 약사법 개정안이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업체뿐 아니라 의·약사도 함께 처벌한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남다르다. 리베이트 쌍벌죄는 보건복지가족부도 도입 의지를 밝힌 상태여서 의료계의 관심은 매우 높다. 그러나 논의는 내년 2월로 연기된 상황. 당초 관련 정책을 검토 중인 복지부의 요구가 주요했다.
이밖에 4대 보험료 통합징수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보험·국민연금법 등도 주목할 법안들이다. 이 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부가가치세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의료계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이 법안은 의원급 의료기관과 약국, 한의원의 세금과 카드수수료를 감면하는 내용을 담았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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