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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관리 의료계…초상집 시민단체
[ 2009년 12월 29일 21시 50분 ]
지난 29일 '의료사고 및 의료분쟁조정'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이하 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표정은 극명하게 갈렸다.
20여 년간 시한폭탄처럼 여겨지던 의료분쟁법에 대다수 의견을 관철한 의사단체는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표면적으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과정을 남겨뒀지만, 사실상 완승을 하게 돼 고무적인 분위기다. 여건이 열악한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계의 반응이 더욱 컸다.
의료분쟁법은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안에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조정 전치주의를 관철하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소송남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좌훈정 대변인은 "이번 의료분쟁법이 의료계의 의사를 상당 부문 반영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아쉬움도 많다"며 "특히 조정 전치주의 조항이 아쉽다. 소송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좌 대변인은 "복지부가 의사단체의 안을 수용한 것은 당위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앞으로 시행령 등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의료계의 입장을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한중소병원협의회 권영욱 회장은 "형사처벌 특례 유예기간에 의료기관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대체적으로 반긴다"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최대 이슈법안인 의료분쟁법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낸 만큼, 내년도에는 현안인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법안과 쌍벌죄를 담은 리베이트법안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약제비 환수법안은 논의가 지연된 만큼 한숨 돌린 상황이지만, 리베이트법은 보건당국이 여러 차례 도입 의지를 밝힌 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 의료계의 판단이다.
의사에게 입증책임을 지는 의료분쟁법 제정을 최대 목표로 삼았던 시민단체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더욱이 지난 17대 국회에서 의료사고법 제정을 추진한 바 있는 의료소비자시민연대(이하 의시연)는 할 말을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법 제정이 유력한 상황에서 마지막 방안으로 법사위 의원들을 설득해 반전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의시연 강태연 사무총장은 "그야말로 당혹스럽다. 이번에 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안은 복지부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은 것에 불과하다"라며 "정부의 물밑작업이 그대로 진행됐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논의가 진행됐다"라며 허탈해했다.
강 사무총장은 "현재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모든 것이 무너진 느낌이다. 이 법안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보건당국을 힐난했다.
의료분쟁법은 영리병원 등 의료민영화 정책과 달리 시민단체와 노동계 사이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려 공동 대응이 어려운 측면이 컸다. 의사단체의 목소리가 힘을 발휘한 요소이기도 했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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