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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리베이트와 의사 구속
[ 2009년 12월 29일 21시 55분 ]
전 사회적으로 송구영신(送舊迎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기축년의 끝자락. 의료계는 ‘리베이트’란 네 글자로 또 한 번 술렁였다. 이번엔 그 파고(波高)가 큰 탓인지 충격파 또한 매머드급이다.
호남지역 대학병원 의사들의 리베이트 혐의를 조사해 온 광주지방검찰청은 "병원 재직 의사 2명을 구속 기소하고 8명을 불구속 기소한다"고 29일 밝혔다.
여느 해에 비해 ‘리베이트’ 홍역을 톡톡히 치르며 파김치가 된 의료계에 검찰이 연말 선물(?)로 확실한 쐐기를 준 모습이다.
“공공연히 돈을 받은 의사들은 물론 의료계 전체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검사의 말은 리베이트에 대한 검찰의 시각을 어렵잖게 짐작케 한다.
각설하고 이번 사건이 의료계에 던지는 충격파의 진원은 바로 ‘구속’이다. 그동안 리베이트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제공자인 ‘업체’ 대비 수혜자인 ‘의사’의 처벌이 미약했다는 지적을 무색케 만든 결정이다.
더욱이 이번 결정은 쌍벌죄의 입법화 추진에 도화선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어 의료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돌이켜 보면 지금껏 의료계는 리베이트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피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리베이트 수수가 드러나 복지부로부터 ‘자격정지 2월’의 행정처분을 받은 의사 수는 지난 2004년 3명, 2005년 2명, 2006년 1명이 전부다. 최근 3년 동안에는 단 한 명도 없다.
의약품 리베이트가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지난 5년 동안 ‘받은 쪽’에 대해서는 사실상 처벌이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올해들어 분위기는 급반전 되고 있다. 정부는 물론 국회에서도 수혜자인 의사의 처벌을 명문화, 법제화 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검찰의 이번 결정 역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맥(脈)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관행으로 덮어 두거나 자격정지 1~2개월에 그치던 시절은 지났음을 방증한다. 즉 리베이트를 받으면 ‘구속’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얘기다.
리베이트는 소수의 얘기이며, 그 원인은 기형적 제도라는 의료계의 논리가 더 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음은 당연지사다.
시대가 변해도 단단히 변했다.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사이지만 털어서 먼지 안나는 ‘결벽증’이 필요한 요즘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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