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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의 '한숨'
[ 2010년 01월 05일 23시 37분 ]
최근 만난 외국인 노동자들이 말하길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가 아플 때 갈 수 있는 곳은 세 군데”라고 한다. 첫째 하나 뿐인 전용의원 아니면 둘째 주말 무료진료소, 셋째 본국행이다.

그들은 “일반 병ㆍ의원에서는 의료보험 등의 혜택을 받는다 해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 전용의원과 무료진료소밖에 갈 수 없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이 돈이 없어 찾는다는 전용의원과 무료진료소의 운영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 곳도‘돈 없기’는 마찬가지다. 15명의 상근인력 뿐만 아니라 복지부 소속 계약직 공무원인 3명의 공중보건의사 몫도 의원으로 들어온 후원금에서 100% 지급된다.

종교ㆍ인권 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주말 무료진료소는 말할 것도 없이 순수 자원봉사를 원하는 의료인, 봉사자들의 ‘고귀한 뜻’으로 꾸려진다.

전용의원과 무료진료소는 “정부측에 일부 예산 등 제도적 뒷받침을 위한 제언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지만 정부 사업에서 완전히 제외된 영역”으로 가부 여부는 항상 뒷전이다.

외국인 노동자 전용의원 김해성 대표는 “외국인이나 동포들의 경우 국적이 한국이 아닌, 즉 우리나라 국민이 아니기 때문에 혜택을 주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정부측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한숨지었다.

복지라는 것은 대부분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충당하며 정부 예산은 국민을 위해 책정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외국에서 온 노동자를 통해 보다 값싸게 노동력을 제공받아 국가 경쟁력과 연결시키는 입장에서 그들을 위한 최소한의 기본권인 '건강 권리'와 같은 처우를 이젠 간과해서는 안 될 시점이 아닌가 싶다.

과거 서독이나 중동으로 파견돼 광부, 간호사, 노동자로 일하며 가난한 나라의 설움을 맛본 것이 엊그제 같다. 그렇다면 같은 고통을 고스란히 짊어지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22만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포용하고 돕는 것이 현재 우리가 돼야 한다. G20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선진국에 다가서기 위한 초석의 일환이기도 하다.

순수혈통, 단일민족만을 외치기보단 다문화사회로의 변화를 인정하고 그들을 위한 실질적인 의료 혜택을 마련하는 것이 곧 삶의 질 문제로 국가성장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비용도 그렇게 많이 들지 않을 것이다.

전용의원과 개원에서부터 5년 넘게 함께한 배은분 간호사는 “하루에 150명이 넘는 외국인 환자가 찾아오고 일요일은 300명 정도가 방문 한다”면서 “본래 일요일에는 약도 무료로 보급했지만 현재는 물량이 미비해 그럴 형편이 아니다”며 의원이 체계적인 토대 위에 활성화 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렇듯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진료가 정부의 지원없이 계속된다면 구조적 결함은 결코 메워지지 않고 그마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돈 없이 후원과 봉사, 뜻만으로 감당하기엔 적어도 22만명, 그 규모가 너무 커졌다.

한국에서 남들이 다 기피하는 3D 업종의 노동을 일부 책임지다가 병에 걸렸어도 적절한 의료행위를 받지 못한다면 다음 수순은 불보듯 뻔하다.

결론은 세 번째, 본국행이다. 동남아, 중동, 서남아시아 등 활발한 시장개척을 목전에 두고 반한(反韓) 인사가 돼 돌아가는 외국인노동자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그들이 늘어날수록 골머리를 앓는 쪽이 누구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이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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