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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흉부외과 교수의 퇴임 강의 '화제'
[ 2010년 01월 04일 03시 30분 ]
한 흉부외과 교수의 퇴임 강의를 회고한 글이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바다위의 피아노'라는 대화명을 쓰는 누리꾼은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흉부외과 교수님의 퇴임 강의'라는 글을 올려 255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해당 글에서 그는 "본과 4학년, 모두들 국가고시 준비로 힘들어할 때 흉부외과 명예교수님이자 우리나라 흉부의 중 최고 명의로 꼽히는 교수님의 마지막 강의를 듣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단 앞에 선 흉부외과 교수는 의사의 길을 걷게 될 후배이자 제자들에게 레지던트 때의 소중한 경험담을 들려줬다. 다음은 강의 내용을 요약한 것.
레지던트 1년차 때 파견근무를 나가게 된 A는 때마침 오는 앰블란스에 바짝 긴장한 채로 응급실에서 환자를 보게 된다. 교통사고로 실려온 환자는 당시 가슴에 피가 고이고 혈흉이 생긴 상태였다.
환자의 혈압은 60/40에, 의식은 없는 위급 상황. 인턴과 둘이서 환자를 맡게 된 A는 가족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촌각을 다투는 사태임을 감지, 과감히 메스를 들어 환자를 살려낸다.
늦게 온 가족들은 울면서 감사함을 표시했고, 그 때가 평생 의사로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만약 나에게 다시 그런 순간이 온다면 아무런 주저 없이 다시 메스를 들 것"이라면서도 "너희들은 절대 그러지 말라"로 제자들에게 단호히 말했다.
그때의 본인과 같은 행동을 한다면 반드시 소송에 걸릴 것이고, 가족의 동의 없이 의사로서 의무를 위해 책임질 행동은 하지 말라는 뼈아픈 충고를 한 것이다.
글을 쓴 '바다위의 피아노'는 "의사의 길에 대해 꿈을 갖던 순수한 시절에서 이제는 잘못된 의료현실에서 자신의 꿈을 하나씩 잊어버리게 될까 두렵기도 하다"면서 씁쓸함을 표시했다.
이에 한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에서 위기에 처한 응급환자를 멋지게 치료해내는 의사들을 보고 있으면 저사람들은 얼마나 강심장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길가다 계단에서 쓰러진 사람을 봐도 의사라는 신분 때문에 모른 체 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병 때문에 흉부외과 신세를 몇 번 졌는데, 수술이 잘돼서 감사하고 있다"며 "성형외과 하면 돈 잘 버니까 흉부외과는 기피한다고 그러던데, 목숨 살려줘서 항상 감사히 여기며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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