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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보톡스? 두통·요실금에도 효과
[ 2010년 01월 06일 03시 09분 ]
보톡스는 흔히 주름살 제거 등 미용에만 쓰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원래 소아마비 치료를 위해 개발된 의약품이다. 본말이 전도됐던 보톡스가 최근 다시 자신의 '의학적' 임무에 나서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에 두통·이갈이·요실금 등 기존 치료영역과는 다른 분야에서도 치료·증상 완화에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편두통=편두통이나 매일 두통약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매일두통, 약을 3가지 이상 먹어도 듣지 않는 난치성 두통 등 중증 두통환자에게 보톡스 주사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9월 세계두통학회에서 보톡스의 두통 치료 효과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데이비드 도딕 박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두통 환자 1200명을 대상으로 두피 40곳에 보톡스를 주사하자 환자 중 40%가 3~4개월간 통증 횟수나 정도가 줄었다.

전문가들은 보톡스가 뇌로 가는 혈관 주변에 있는 근육을 마비시켜 통증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막고 통증을 느끼는 통증수용체를 변화시켜 두통을 완화한다고 추정한다.

이광수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 환자나 만성두통환자 중 약물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 때문에 약 복용을 꺼리는 사람에게 보톡스는 매우 기대되는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보톡스 주사의 가장 큰 장점은 매일 약을 달고 살아야 하는 약물치료와 달리 주사를 한번 맞으면 3~4개월간 효과가 지속되는 점이다.

뒤통수·뒷목·어깨·이마에 있는 근육 40곳 정도에 0.1~1㎝ 깊이로 4㏄가량의 약물을 나눠 주입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일시적으로 생기는 긴장성 두통보다 편두통 등 만성두통환자에게 효과가 좋다.

◆이갈이=이갈이 치료에도 보톡스가 쓰인다. 이를 꽉 다물었을 때 양볼과 관자놀이에 톡 튀어나오는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하면, 근육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이갈이 증상이 사라진다. 김성택 연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이갈이 환자는 턱 근육이 일반 사람보다 발달해 있는데, 보톡스를 맞으면 근육의 크기가 3분의 1로 수축되면서 이갈이 증상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보톡스는 특히 이갈이 치료에 가장 흔하게 쓰는 마우스피스 치료에 실패한 사람에게 쓴다. 자는 도중 자기도 모르게 장치를 빼버리는 사람이나 이갈이가 너무 심해 장치를 껴도 장치가 금방 닳아 없어지는 사람, 이갈이가 있으면서 사각턱이 심한 사람에게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주사는 4곳에 놓으며, 효과는 6~18개월간 지속된다. 주사를 맞으면 일시적으로 씹는 힘이 약해지므로 시술 후 2달간은 오징어·갈비 등 질긴 음식을 피해야 한다. 양볼 주사 부위 주변에 침샘이 있어서 일부 환자는 입이 마르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요실금·치열=최근에는 요실금이 있거나 소변을 하루 8회 이상 자주 보는 과민성 방광 환자에게도 보톡스 주사가 쓰인다. 병원에 입원해 척수마취를 한 다음 얇고 긴 내시경을 요도를 통해 넣는다. 의사가 내시경을 보면서 주사기를 방광 안으로 넣어 방광 입구 20곳에 약물을 1㏄씩 주사한다. 김하영 강동성심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요실금이나 과민성 방광 환자가 보톡스를 방광 점막에 주입하면 방광 내 감각이 둔해져 소변을 잘 참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보톡스 치료는 요실금 환자나 과민성 방광 환자 중 70~80%에서 6개월 정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웃거나 기침할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보다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성 요실금 환자에게 효과가 좋다.

이 밖에 치열이나 변비 등 항문질환에도 보톡스를 쓴다. 대변을 볼 때 괄약근이나 항문 주위 근육이 이완되지 못하고 거꾸로 강하게 수축하는 치열이나 변비 환자에게 주로 사용한다. 괄약근 근전도 검사를 실시한 후 항문 입구나 항문 안에 주사기를 2~3㎝ 넣어 근육에 약물을 주입한다. 이동근 한솔병원 원장은 "치열은 주로 괄약근을 자르는 수술을 하는데, 보톡스를 주사하면 근육이 마비돼 수술을 하지 않고도 근육을 절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hy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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