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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환자가 섬뜩한 의사들
[ 2010년 01월 06일 21시 37분 ]
▷2006년 5월, 여주 의사폭력 사건
▷2007년 1월, 사망한 산모 유가족 횡포 사건
▷2007년 4월, 가천의대 길병원 의사 인질극
▷2008년 3월, 병원 폭파 위협 난동사건
▷2008년 6월, 충남의대 교수 피살사건
▷2008년 11월, 부산 김원묵 기념 봉생병원 부원장 피습사건
▷2009년 3월, 부천 비뇨기과 원장 피살사건
▷2009년 5월, 광주 여의사 길거리 피살사건
▷2009년 11월, 원주 비뇨기과 간호사 피살사건


대한민국 의사들이 떨고 있다. 첫 해부 실습시간 시신을 마주한 두려움과 메스를 든 손의 떨림과는 차원이 다르다.

‘감사’의 말을 전해 들어야 할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폭언은 이사에 폭행, 심지어는 살해까지 당하는 일련의 상황들이 의사를 떨게 만들고 있다.

사실 환자나 보호자들의 의사 폭행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의료의 최전방인 응급실의 경우 난동이나 폭언은 일상생활로 받아들인지 오래다.

문제는 그 난동과 폭행의 수준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위에 나열한 사건들을 살펴보더라도 그 수위가 점차 흉악해 지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인지할 수 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의료계는 그동안 수도 없이 의사의 신변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애원에 가까운 요청을 계속해 왔다.

불행중 다행으로 지난해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 의료인 폭행과 병원 기물파손 등을 가중해 처벌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기약없이 계류중이다.

이 법률이 시행될 경우 오히려 환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가 입법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된 이유다.

이를 바라보는 의료계는 답답함에 가슴을 친다. 보다 못한 의료계는 2010년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신년교례회 직후 의료기관 폭력 근절을 위한 공동 기자회견까지 열며 사태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마침 이날 새벽 대구 모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만취한 환자와 일행이 의사와 간호사를 1시간 동안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그 만큼 의료기관내 폭력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환자를 치료해야 할 의사가 환자 때문에 떨어야 하는 오늘의 기현상. 의사 신변보호법 입법화에 대한 이 시대의 목소리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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