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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 전 원자력병원장의 아름다운 촌지
[ 2010년 01월 21일 21시 48분 ]
골연부종양 수술을 받은 한 환자 보호자가 원자력의학원(현 한국원자력의학원) 의학원장을 역임한 정형외과 이수용 박사[사진]를 찾았다.

이 보호자는 한참을 망설이더니 이수용 전 박사에게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감사하다. 작은 성의 표시"라며 흰 봉투를 내밀었다.

수술에 대한 사례로 촌지를 건 넨 것이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대형병원에는 여전히 수술에 대한 성의 표시로 보호자들이 의료진에게 촌지를 주곤 한다.

원내 방침상 금지된 행동이지만 가슴 졸였던 보호자의 절박한 성의를 거절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병원 관계자의 설명. 대부분 이러한 촌지는 의료진 개인이나 진료과 운영비로 쓰이곤 한다.

이수용 박사도 군말 없이 촌지를 받고, 감사 인사를 전한다. 다만 특별한 차이점이 있다. 촌지를 건넨 보호자는 퇴원수속을 밟으면서 예상과는 다른 진료비 영수증을 발견하게 된다.

촌지로 건넨 액수만큼 진료비가 감액된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이 박사는 환자 보호자가 촌지를 건네면 "감사하다"라는 인사와 함께 곧장 원무과로 내려간다. 봉투에 들어 있는 현금은 고스란히 환자의 진료비 중간 정산에 쓰인다.

의료진에게 성의 표시를 해야 한다는 보호자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한 이 박사 만의 묘안인 셈이다. 덕분에 환자와 보호자는 체면도 살고 금전적인 부담도 덜 게 된다. 이 같은 경험을 한 환자와 보호자는 원자력병원을 지속적으로 찾는다고 한다.

이수용 박사를 오랫동안 모셨다는 한 병원 관계자는 "이수용 원장이 조용히 원무과로 내려와 환자 촌지를 건네는 모습을 많이 봤다. 이러한 모습이야 말로 그 어떤 홍보·마케팅보다 병원을 살리는 정책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여러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생기곤 했는데, 그때마다 이수용 의학원장님 재직 시절에 조용히 개인 카드를 건네곤 했다.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977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이수용 박사는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원자력병원에서 부원장과 기획실장, 병원장, 의학원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병원과 청춘을 함께 한 셈이다. 올해로 60세인 이수용 박사가 내달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 새로운 진료인생을 열어간다고 한다.

이 전 원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당분간 부산과 서울을 오가면 진료를 병행할 거 같다. 더욱 바빠지게 됐다"며 웃었다. 새로 개원하는 동남권의학원에도 이 박사의 아름다운 촌지 문화가 재현될지 기대된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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