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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벡 판결로 정부 일방 약가인하 '제동'
[ 2010년 01월 22일 03시 31분 ]
글리벡 약가인하를 둘러싼 법정 공방에서 결국 법원이 노바티스 손을 들어줬다.

20일 서울행정법원은 오전 10시 선고공판을 열고 노바티스가 청구한 ‘약가인하 취소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약가인하를 취소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글리벡 약가가 과대평가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글리벡 400㎎이 시판되는 나라에서도 평균가격이 글리벡 100㎎의 약 3.95배에 달하는 점 등에 비춰보면 약제 상한금액 산정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복지부가 스프라이셀과의 약가 비교를 인하 요인으로 제시했던 것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1차약인 글리벡과 2차약인 스프라이셀은 대상 및 효능을 달리하므로 단순비교해 경제성 여부를 평가할 수 없다"며 "뿐만 아니라 자유무역협정에 의한 관세인하를 이유로 특정 약제에만 상한금액을 인하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판결취지를 설명했다.

약가인하 사유 두고 거듭됐던 논란

복지부는 지난해 9월 장관 직권으로 ‘글리벡 필름코팅정 100mg’에 대해 기존 2만3044원에서 1만9818원으로 3226원 인하(14%)하라고 고시했다.

복지부는 당시 글리벡의 약가 인하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등의 약가조정신청을 계기로, 건강보험정책심위원회의 논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노바티스는 이에 반발, 고시 다음날 곧바로 법원에 약가 인하 취소소송과 더불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맞불을 놓으며 크게 반발했다.

논란의 핵심은 약가인하 요인이 현저하게 발생하고 있는 지 여부였다.

복지부는 당시 시민단체로부터 조정신청을 받아들이고, ▲암환자의 본인부담금이 5%로 축소 ▲국내 400mg 고용량 공급시 기대 가능한 재정영향 ▲대체 가능약제인 ‘스프라이셀’과의 가격비교 등을 약가 인하 근거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노바티스측은 “현행 법령상 약가가 현저히 불합리하다는 것을 전제로 직권인하를 허용하고 있는 데 반해, 이번 고시는 객관성과 타당성이 결여된 체 시민단체의 의견만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결론 내렸다”고 맞섰다.

이처럼 글리벡 약가인하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해지자, 법원은 판결에 난색을 표하며 소송 시작 2달만인 지난 해 11월 경 조정안을 내놨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쟁점은 약가인하 처분을 받을만한 현저히 불합리한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지만 이를 따져 14% 인하하는 것이 적정한 지 판단내리기 힘들다”며 “8% 인하하는 방향에서 양측이 합의를 보는 게 어떻겠냐”며 합의를 권고했다.

그러나 법원의 조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장관이 직권으로 고시한 사안을 무력화 시킨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부담으로 복지부는 이를 불수용하고 판결을 통해 이번 사안을 처리키로 방침을 정했다.

향후 일정은 어떻게

법원이 글리벡의 약가인하를 취소하라고 판결함에 따라 소송 당사자인 복지부와 노바티스의 표정이 엇갈렸다.

글리벡의 약가인하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장관이 직접 고시했던 만큼 자신감을 내비쳐왔던 복지부는 이번 판결에 대해 “아직 판결문을 받지 않아 가타부타 의견을 개진하기 힘들다”며 말을 아꼈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문이 대략 1주일 안에 송달된다는 점을 감안해 이를 토대로 충분한 검토를 거쳐 검찰의 소송지휘를 받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불편한 심정이 역력했다.

다만 장관이 직접 고시한 사안이 사법부 판단에 무산된 이례적인 사안이라는 점, 이후 다른 약제에서도 이와 유사한 소송이 이어질 것 등을 우려한 복지부가 조만간 공식입장을 밝히고 항소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노바티스는 소송 직후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서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노바티스 한 관계자는 “글리벡은 그동안 국내법에 따라 약가가 결정됐고, 재평가도 받았다”며 “대만을 비롯한 여러 나라와 비교해도 국내 약가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판결문 전문을 받아봐야 정확한 입장을 밝힐 수 있겠지만, 복지부가 항소를 해도 기존 입장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은 변함없다”고 전했다.

한편, 법원이 22일 선고한 판결문은 내주 경 소송 당사자인 복지부와 노바티스에 전달될 예정이며 항소는 판결문 전달 이후 2주 이내 제기해야 한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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