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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고민하는 영업사원들이여…
[ 2010년 01월 24일 21시 30분 ]
정부가 근절의지를 다지며 강력한 제제방안을 내놨지만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제약계의 리베이트. 오늘도 병원 로비에 들어서는 영업사원들의 가슴은 무겁기만 하다. 실적이 전부인 그들은 리베이트를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채 속만 태우다 묻는다. "제약영업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뭐랄까, 다른 분야 영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제약 영업은 유달리 외로운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입사 후 처음 몇 달간 교육을 받는 때를 빼면, 재택근무가 다반사인 요즘엔 출근서부터 퇴근하는 그 순간까지 모든 걸 혼자서 다 처리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죠.”

외로운 영업사원들, 길을 묻다

영업사원들의 이러한 말 못할 고민을 풀어주고자 최근 ‘제약영업의 기술’이란 책을 펴낸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SK) 이동수 본부장(Head of Commercial Strategy & Excellence)[사진]은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리베이트 문제로 영업사원들이 설자리는 점점 좁아져 가고 있지만 누구 하나 이들을 이끌어 주기 쉽지 않아서다.

이 본부장은 “사실 일부 영업에 있어 리베이트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며 “정부의 정책만 놓고 봐도 앞으로의 영업환경이 달라질 것이 분명한 만큼 지금부터라도 자신만의 영업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게 된 이유다.

그 다음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한다. 지난 96년 영업사원으로 한국얀센에 입사해 직접 현장을 뛰어 본 경험에, GSK로 옮긴 뒤 영업, 마케팅, 해외 근무, 사내 각종 태스크포스에 참여한 것은 물론 지난해까지 호흡기사업부 영업본부장으로 있으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더해 영업사원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겠다는 마음 하나로 책을 펴냈다.

여기에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76기 과정을 함께 공부한 한국노바티스 오혜연 부장(경영혁신추진사업부)과 마케팅 컨설팅사인 더 메디컬 갤러리 조현 대표와 뜻을 함께 한 것도 큰 힘이 됐다.

이 본부장은 “책을 쓰기 전에 이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영업의 고수들을 만나 그들의 노하우 등을 올리곤 했다”면서 “이를 정리해 그들의 공통점을 찾고, 제약영업사원들이 험난한 환경 속에 길잡이 역할을 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영업고수들의 공통점? 기본을 지켜라!

그가 말하는 제약영업의 기본은 무엇일까. 의외로 답은 단순했다. 제약영업인으로서 자부심을 갖는 일이 첫째고, 고객과는 파트너로서 당당히 자리 매김하라는 것이 그 다음이다. 영업 고수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세련된 영업 기술을 연마하는 것은 나중 문제란다. 보기엔 쉽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제약영업 사원들은 우선 자신을 좀 더 자랑스러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일반 사기업의 영업과는 달리 제약은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공공재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죠. 1차 고객인 의사를 도와 최종적으로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거친 영업현장에서 부대끼면서, 쉬이 지치는 까닭에 영업의 기본을 잊어버리고 어긋날 길로 나서거나, 그만두는 사례가 잦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요즘 업계의 초미 관심사로 떠오른 리베이트도 마찬가지다. 그는 리베이트를 ‘가장 쉬운 영업방법’으로 규정하고, 그가 만나 본 영업고수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어렵지만 정공법을 택하라고 조언했다.

이 본부장은 “영업의 고수들은 한결같이 한 사람 한 사람,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아 붓고 있었다”며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다가서고자 한다면 리베이트를 주는 것 보다 더 큰 자산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령 영업사원의 고수로 소개된 그의 한 후배는, 자신이 맡은 지역의 의사들이 자녀 유학 등으로 고민하고 있는 즈음, 안전하고 질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유학지를 직접 수배해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경영문제로 고민하던 한 개원의를 담당했던 또 다른 고수는, 경영학 등을 전공했던 노하우를 살려 SWOT분석에서부터 향후 마케팅 방법에 대한 조언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한다. 모두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노력들이다.

리베이트 NO! 고객 맞춤형 영업전략 YES!

이 본부장은 “리베이트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시각이 달라 질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투명한 영업환경을 위해 사라지는 편이 옳다”며 “특히 아주 극히 드문 일이긴 하지만 직접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면 차라리 거절하고 다른 영업 루트를 뚫는 게 오히려 낫다”고 말했다.

1명에게 리베이트를 지급해 처방 100건이 발생하는 것이나, 이를 지급하지 않는 대신 10명에게서 10건씩 처방이 발생하도록 기울이는 노력은 별반 차이가 없단다.

특히 리베이트로 쌓아올린 실적과 고객의 마음을 녹여 얻어 낸 실적을 외형적으로만 살펴봤을 때는 같을 수 있지만, 전자는 말 그대로 사상누각. 요즘 같은 시기엔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반면, 후자는 오랫동안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고.

끝으로 그는 지금도 현장에서 뛰고 있는 영업사원들에게 비전을 갖고 일부러라도 어려운 길을 택하라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강한 사람이 변화하는 게 아니라 변화하는 사람이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며 “당장은 성장통이 있겠지만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투명 경쟁이 당연시되고 있는 만큼 전문가로서 자부심을 갖고 당당히 영업활동을 펼쳐나가길 바란다”고 진심어린 말을 아끼지 않았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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