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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진료비 항목 공개 첫 날 '머뭇'
[ 2010년 01월 31일 21시 40분 ]
정부가 31일부터 비급여 진료비 공개를 의무화함에 따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일선 의료기관들의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우선 시행 초기 첫날인 31일, 주요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은 진료비 공개를 두고 눈치싸움을 벌였다.

의료법 제45조 2항에 따라 인터넷을 운영하는 병원급 의료기관은 이용자가 알아보기 쉽도록 인터넷 홈페이지에 비급여 진료 대상과 가격을 따로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들과 각급 의료기관들은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도 불구하고 31일 오후 서비스 실시를 미뤄둔 상태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복지부에서 세부 시행규칙이라든지 구체적인 방법 등에 대한 설명 없이 무리하게 일을 처리하는 느낌이 강하다”며 “더군다나 대학병원의 경우 비급여 진료 항목이 한둘이 아닌데 단시간 내에 모두 정리해 올리는 것에도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곳은 복지부가 지난 27일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서둘러 준비에 나섰지만, 홈페이지 게재와 책자 인쇄 등 촉박한 시간 탓에 휴일에도 출근해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 11월 정부가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하긴 했지만, 정책 추진에 따른 세부 과정을 설명하지 않은 채 모든 책임을 의료기관에 떠넘겼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정부가 이러한 비판 여론으로 개정안을 일부 수정하기로 하면서 각급 의료기관들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것.

대학병원에서 보험심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인사는 “복지부 쪽에 문의 해봐도 지금으로선 어떠한 방식으로 어디까지 공개를 해야 하는 지 구체적인 지침에 대한 답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 일단 작업을 중단해 놓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러한 사정은 개원가 역시 마찬가지로, 비급여 진료가 많은 피부과와 성형외과, 안과의 경우 진료비 안내 책자를 마련해 놓고선 선뜻 공개를 꺼리고 있다.

국내 한 대형 성형외과병원 관계자는 “예전에도 진료비 일부를 공개를 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당시에 주변 성형외과의 관계 문제도 있고 해서 중단했었다”며 “지금에 와서 제도화시켜놨다고 해서 문제가 또 다시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어 고민”이라고 전했다.

반면, 어차피 책자 등을 통해 진료비가 공개되기 시작하면 인터넷으로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 선제 조치를 취해두는 편이 낫다는 반응도 나왔다.

압구정동에서 피부과를 운영하고 있는 한 개원의는 “진료비를 공개하지 않을 때도 인터넷을 통해 미리 가격 정보를 비교하려는 시도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있어왔다”며 “어차피 책자로 공개하면 인터넷으로 삽시간에 퍼지는 만큼 그냥 공개하기로 결정하고 준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편, 비급여 진료비 공개 의무를 위반할 경우 1차로 시정명령을 받은 뒤 벌금 300만원의 과태료나 영업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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