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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압박·소송 불사하는 의료계
[ 2010년 02월 08일 03시 16분 ]
의료정책 주무 부처인 복지부에 대한 의료계의 태도가 심상찮다.

불만이 있더라도 처벌권을 의식, 벙어리 냉가슴 앓던 기존의 모습에서 탈피해 최근에는 법적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불법 낙태수술 근절을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대안책을 요구하고 나선 프로라이프 의사회(회장 차희제)가 지난 5일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지속될 경우 “복지부 장관을 직무유기로 고발할 방침”이라고까지 밝히고 나선 것이다.

고발 조치가 있은 직후 복지부는 대변인을 통해 ‘낙태예방 관련 보건복지가족부 정책방향’을 신속히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방향 제시는 하지 않은 채 중장기적 준비라는 난해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프로라이프 의사회는 병원 고발에 이어 2차적으로 의사회 구조ㆍ제보센터로 들어온 현 낙태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일부 충격적인 제보 사례들을 공개, 정부의 적극적인 단속 의지와 대책을 재차 촉구했다.

프로라이프 의사회 심상덕 윤리위원장은 “공개된 제보 사례들을 보면 참담하다. 이러한 제보들이 사법 당국도 아닌, 복지부도 아닌 민간 단체인 우리에게 들어오는 것을 보면 지금까지 정부가 내세운 중장기적인 대책들은 과연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정부의 태도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가 이러한 실태를 모를 일도 없을 테고 알면서도 나서지 않는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 “낙태를 근절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면 단속을 강화하고, 출산 환경 등 개선을 위한 예산 발표 정도의 청사진은 이 시점에서 나와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정부의 낙태 근절 의지가 의심스럽다고 토로했다.

복지부를 향한 화살은 이뿐만이 아니다. 의사 193명 역시 5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허위공문서 작성 및 공무집행 방해죄 혐의로 복지부 공무원 3명을 고발 조치했다.

복지부 실무자가 지난 14일 원격의료 허용과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심의하는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의협의 입장을 찬성이라고 보고함에 따라 본래의 ‘반대’ 입장을 왜곡했다는 이유에서다.

전국의사총연합 노환규 대표(고발인 대표)는 “복지부 심의과정에서 서류를 올릴 때 우리의 입장을 반대가 아닌 찬성이라고 제출했다”면서 “그동안의 회의를 통해 의협 입장이 반대인 줄 뻔히 알면서도 찬성이라고 한 것은 허위공문서 작성으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노환규 대표는 이어 “경찰 검사 지위 하에 수사가 진행됐으니 결과가 나올 테지만 기소가 되든 안 되든 이것과는 별개로 청와대와 감사원에 민원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큰 인공임신중절이나 원격의료와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특히 복지부가 나서서 관련 단체 및 국민들의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이다.

심상덕 윤리위원장은 “지난 50년 동안 논란이 됐었던 낙태 문제를 현재까지 중장기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일관한다면 낙태 근절을 위해 도대체 얼마나 시간을 더 줘야 한다는 건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공수표만 남발하지 말고 막을 것은 막고, 파생되는 문제들은 긍정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대안을 내놔야하는 것이 ‘복지’부다”면서 지금 상황의 모든 피해가 산모 그리고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복지부를 비롯한 주무부처가 해결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만큼 합의도출 과정과 방향제시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한 셈이다.

원격의료 등을 비롯해 의료본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안의 제도화를 추진할 경우 그에 합당한 가치판단 및 투명한 절차가 정석이라는 의견 또한 제시됐다.

복지부와의 논란과 관련, 노환규 대표는 “보건과 복지가 현재 통합돼 있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의료분야의 제도적인 변화들을 정치적인 논리로 풀어가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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