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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잃은 '병원계 교섭'…노사 '동상이몽'
[ 2010년 02월 17일 21시 29분 ]
최근 중앙노동위원회가 주요 병원에 잇따라 필수유지업무 결정을 내리면서 노동계에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104개 병원 노사대표가 만나는 산별중앙교섭도 사용자협의회의 해산으로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다.
병원계 노사는 교섭 및 파업 성립의 관건이라고 볼 수 있는 사용자협의회 해산과 필수유지업무 결정을 두고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서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은 최근 사용자협의회 측에 산별중앙교섭 상견례를 제안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사측이 이를 거부할 경우 노동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 법적 조치도 강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노조 쪽에서 먼저 (산별교섭을) 안 하겠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상견례 날짜를 다시 잡자는 게 말이 안 된다. 공문을 보니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함을 표시했다.
지난해 해산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 측에 빌미를 잡힐 수 있으니 추후 별도의 모임도 가지지 말자고 결의한 사용자협의회로서는 이미 '실체 없는' 단체로 답신을 주기도 애매한 처지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사용자협의회를 해산하면서 산별협약 해지 신청서도 같이 제출했다"면서 "신청 후 6개월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효력이 해지되는 만큼 2002년 노사 합의로 체결한 산별계약은 효력을 잃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수유지업무에 대한 중노위 결정에 대해서도 양측의 해석은 크게 엇갈린다.
사측 관계자는 "필수유지업무로 파업에 제한받는 인원은 전체 인력의 30~40%에 불과하다. 유지업무에서 제외되는 병동간호사가 다 파업하면 우리도 속수무책"이라며 파업 동력이 떨어진 것은 노조 자체의 문제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실제로 병원사업장은 발전, 통신, 지하철노조 등 필수유지업무 제도가 시행되는 다른 사업장에 비해 제도가 적용되는 범위가 가장 협소하다는 지적이다.
필수유지업무 결정으로 교섭 결렬시 감행하는 파업에서도 제대로 손을 쓸 수 없게 된 노조는 향후 불법 파업이라도 감행하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보건노조 관계자는 "필수유지업무에 관한 사측 주장은 뜻대로 다 됐는데 투정을 부리는 것에 불과하다"며 "제도 자체가 사용자 편향적인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것인데, 이 때문에 파업을 못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불법이라도 강행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으면 당장은 노조가 탄압을 받겠지만, 결국 사측과 정부 입장에서도 불이익을 보는 만큼 원만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은빈기자 cucic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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