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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제약사 '약가인하 현실화' 촉각
[ 2010년 02월 17일 22시 07분 ]
살얼음판을 내딛듯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력을 위축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약가인하연동제’를 적용한 첫 사례가 등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국내 한 중견제약사인 K제약이 지난해 대전·충남 지역 의사 등 100여 명에게 현금 및 상품권, 골프접대 등 17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건넨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찰이 지난해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K제약에 대해 한 차례 압수수색을 펼친 데 이어 최근까지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해 진술을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경찰은 혐의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하지만 현재는 혐의입증을 위해 수사를 강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구체적인 자료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리베이트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9월 말까지 (리베이트를)건넨 것으로 안다”고 밝혀 주목된다.

약가인하연동제가 시행 이후 복지부, 식약청, 공정위 등이 제약사를 상대로 리베이트 조사를 벌인 뒤 검찰 기소가 이뤄진 사례가 수차례 있어 왔지만, 모두 제도 시행 이전에 발생한 사안에 초점이 맞춰져 실제 약가인하연동제로 이어지지는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경찰이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을 상대로도 강도 높은 소환조사를 예고한데다 “늦어도 2~3개월 안에 수사를 마치고 검찰로 사건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혐의 입증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역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심스럽긴 하지만 약가인하연동제 적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복지부가 중간에 나서기는 힘들다”면서도 “약가인하연동제가 도입된 이후에 발생한 사안이 포함돼 있다면 협조를 구하든지 아니면 별도로 조사단을 꾸려볼 수는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서도 약가인하연동제가 도입된 이후인 8월과 9월 사이에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유통문란의약품으로 규정돼 약가인하 연동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경우 처방을 목적으로 리베이트가 오고 간 제품의 약가는 최대 20%까지 인하되며, 제품을 특정 지을 수 없다면 해당 의료기관에서 처방된 K제약 제품 모두의 약가가 동시에 인하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경찰의 수사 결과와 그에 따른 검찰과 재판부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자체적인 조사와 함께 향후 사태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K제약측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K제약 한 관계자는 “현재 확인 중인 사안이어서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답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대응해 나갈지에 대해선 논의를 통해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한편, 경찰의 이번 수사가 의사들에게도 불똥이 옮겨 붙자 해당 지역 의사들이 대거 포함된 대전시의사회도 발등에 불이 붙었다.

의사회 한 관계자는 “경찰의 수사가 형사 처분이 어려운 개원의보다 봉직의, 공보의를 대상으로 주안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의사회 차원에서 직접 나서 진상조사나 구명활동을 하기는 어렵지만 대응 방향 등을 두고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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