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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제약사 오너들과 사소취대(捨小取大)
[ 2010년 03월 01일 21시 46분 ]
최근 몇년 동안 제약계에 불어닥친 강풍은 혹독했다. 그럼에도 올 한해 몰아치고 있는 전방위 압박에 비하면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경인년 새 해가 시작된지 불과 두달이 됐지만 제약계는 현재 초토화된 상태라는 것이 정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의 정책은 제약계에 불리한 쪽으로 강도를 높여서 진행되고 있다.

공정위를 비롯해 경찰, 검찰, 복지부, 심평원 뿐만 아니라 국세청까지 리베이트를 이유로 제약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 역시 오는 10월 저가구매인센티브제도 도입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제약계로서는 이래저래 올 한해가 힘겨울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계를 대표해 정부와 협상을 벌여나가야 하는 제약협회는 수장이 사퇴를 선언하는 등 한동안 내홍을 겪어야 했다.

다행히 최근 정기총회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협회는 이를 통해 앞으로 정부의 정책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책임을 명시하지 않은 임시기구로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협회는 공석인 협회장은 일성신약 윤석근 사장을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회장직이 아니기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제약협회는 이렇다할 해결 방법을 내놓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를 대표하는 오너들이 앞으로 나서길 꺼려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들로서는 어쩌면 당연하다. 자기 회사를 돌보기에도 급급한 상황에서 제약계 전체를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하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협회장 자리를 맡아 정부의 눈 밖에 나기 싫은 이유다.

하지만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을 살펴보면 제약계 전반에 작용할 뿐 만아니라 개별 제약사들에도 모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다. 업계 전체가 힘들면 개별 제약사들의 고통도 비례해서 커질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 측면에서 제약사 오너들도 몸만 사릴 것이 아니라 제약계 전체를 위해 앞장서는 구국의 심정으로 업계에 불어닥친 현안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사소취대(捨小取大)'라는 바둑의 교훈이 절실한 때가 아닌가 싶다.
이승재기자 lee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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