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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차기 병원협회 회장
[ 2010년 03월 08일 21시 32분 ]
국내 중소병원을 비롯 대형병원들의 대표단체인 대한병원협회가 요즘 뒤숭숭하다.

병원들을 옥죄는 정책이 나와서도, 의료계를 들쑤시는 리베이트 정국 때문도 아닌 협회를 이끌 회장 선출이 문제다.

김광태 회장 이후 지속된 중소병원의 회장직 독식으로 대학병원의 반발이 거세지자 병원협회는 지난 김철수 회장 시절 대학병원계와 중소병원계가 교차출마하는 중재안을 도입했다.

두 번의 고배 끝에 재도전한 지훈상 회장은 이 원칙의 첫 수혜자가 되어 지난 2년 간 병협회장직을 수행했다.

하지만 문제는 올해 초 중장기발전위원회 발족을 계기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명칭 만을 살펴보면 장기적 안목에서 병원협회의 발전적 방향을 논의하는 기구로 비춰지지만 실상은 회장선출 기본원칙 설정을 위한 위원회였다.

실제 이 위원회는 지난 1월 28일 열린 첫 회의부터 2월 24일 마지막 회의까지 시종일관 회장선출에 관한 사항만을 논의했다. 문제는 위원회의 논의 방향이 지나치게 현 지훈상 회장의 연임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는 점이다.

더욱이 위원회 발족이 회장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이뤄진 만큼 지훈상 회장의 연임을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곳곳에서 제기됐다.

결국 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완전히 열어 두는 위원회의 최종 의결에도 불구하고 감사들의 ‘무효 선언’으로 회장 선출 논란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병원계의 반목을 청산하고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교차출마가 서문의 마침표도 찍기 전에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형국을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더 근원적인 문제는 대학병원 한 번, 중소병원 한 번, 사이좋게 회장직을 나눠하자는 줄반장식 발상에 있다.

비록 병원협회의 탄생배경이 병원 간의 친목도모를 위함이었다고 하지만 50년이 넘은 현재 협회는 친목이 아닌 위기에 처한 회원들의 생존권을 사수해 줘야하는 이익단체, 나아가 불합리한 정책에 맞서 싸워야 하는 정책단체의 역할과 기대가 크다.

때문에 그 중차대한 협회를 이끌 수장은 전문성과 분석력, 추진력 등 철저히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이어야 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럼에도 ‘능력’이 아닌 정치적 논리로 회장을 선출하려는 병협의 발상 자체가 문제다.

중장기발전위원회가 진정 병협의 중장기발전을 모색하는 곳이라면 위기의 병원계를 구할 최적의 구원투수를 선발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부터 필요해 보인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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