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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근절 동의"…문제는 방법론
[ 2010년 03월 10일 03시 41분 ]
산부인과의사를 비롯 관련 단체-종교계-여성계 등이 앞 다퉈 불법 인공임신중절과 관련, 공식적인 입장표명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KBS 라디오 프로그램 ‘열린토론’에서 ‘불법 낙태 근절 대책 실효성, 있나?’ 라는 주제로 토론이 펼쳐졌다.

9일 오후 7시 20분부터 9시까지 진행된 토론에는 △대한산부인과학회 박형무 대변인위원장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백은정 공보이사 △프로라이프 의사회 심상덕 윤리위원장 △천주교 서울교구 생명위원회 박정우 사무국장 △여성의 전화 인권정책국 송란희 국장이 출연, 토론을 이끌었다.

토론에서는 낙태 용어 사용부터 시작해 모자보건법, 근절 운동 방법, 정부의 종합대책 발표 등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다양한 얘기가 오고갔다.

천주교 생명위원회 박정우 사무국장은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낙태 근절에 지지를 보낸다”고 포문을 열면서 “산모의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낙태가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산부인과학회 박형무 대변인위원장은 “과거에는 사회 전체적으로 허용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모자보건법 등의 개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가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백은정 공보이사는 “낙태가 주는 단어의 어감 자체가 음성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임신중절로 바꾸자”는 의견을 내 놓았다.

또한 프로라이프 의사회의 불법 낙태 시술 병원 고발에 대해 백은정 공보이사는 “사회적으로 이슈를 만드는 공론화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높으나 동료의사를 해(害) 하는 방법론에 있어서는 심각한 우려가 있다”를 밝혔다.

이와 관련, 여성의 전화 인권정책국 송란희 국장은 “임신중절 단어 사용에 동의”한다면서 “요즘 이뤄지고 있는 논란에서 낙태 후 여성들의 후유증이나 사회지원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다. 여성의 목소리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여성계 입장을 대변했다.

프로라이프 의사회 심상덕 윤리위원장은 “전문가 집단의 잘못된 점들은 바로잡지 않으면 더욱 문제가 커진다”면서 “낙태가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중요한 부분이고 많은 노력을 하면 줄일 수 있다. 고발 조치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자는 차원에서 정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언급했다.

특히 이날 토론에는 낙태 논란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종합대책을 내 놓았던 보건복지가족부측이 참석치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토론을 진행한 KBS 민경욱 기자는 “복지부측에 요청을 했으나 함께하지 못했다”면서 “우리 역량이 부족한 것”이라며 복지부에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전한 반면 심상덕 윤리위원장은 “권한을 가장 많이 갖은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이 자리에 나왔어야 했다. 종합대책 역시 아무런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에서 발표한 불법 인공임신중절예방 종합계획과 관련해 송란희 국장은 “청소년을 위한 예방책은 좋았으나 사전예방 방법 중 하나인 피임대책에서 남녀 공동 책임이란 인식 없이 여성의 책임만 보였다”며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닌 중ㆍ장기적인 해결점을 제시해 주길 요구했다.

천주교 박정우 사무국장은 “정부의 과거 정책들이 낙태를 만연하게 한 주범인 셈”이라며 “정부가 생명존중 캠페인을 적극 벌이는 등 그 환경 조성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백은정 공보이사 역시 “미봉적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의식변화는 긍정적이지만 모자보건법 개정” 등 현실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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